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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아세요???-필리핀서 장충체육관을 지어줬다는 것을

by 고향사람 2011. 5. 3.

대한민국 근대사의 한 상징이었던 장충체육관이

필리핀서 지어준 건물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많지 않을 겁니다.

 

‘소가 웃을 일’이라고 하품하는 이도 있겠지만

벌써 40여년이 다 돼가는 일이라 기억하는 이들이 별로 없을뿐더러

한편으로는 인정하고 싶지 않은 생각까지도 들겁니다.

 

하지만 역사는 이를 잘 말해주고 있습니다.

1963년 2월 1일 대한민국 최초의 실내 체육관인 장충체육관 개관식이 있였고

이 자리에는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의장도 참석했었습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체육관을 필리핀 건설회사가 지었다는 것입니다.

우리 건설업체 실력으론 돔 형태의 실내체육관을 지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필리핀은 건설 인력에, 공사비까지 원조해 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당시 필리핀은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부자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요즘 갑자기 장충체육관이 회자되는 이유는 낡은 체육관을 리모델링하면서입니다.

얼마 전 서울시는 장충체육관 건립 50년 주년을 앞두고

우리 자본과 기술로 리모델링 공사를 하기로 했답니다.

 

사업비 236억원이 투자되는 리모델링은 지하 2, 3층이 추가되고 외관이 바뀐다고 합니다.

재개관일도 건립 50년이 되는 2013년 10월로 잡았다고 합니다.

장충체육관은 한국 현대사의 주요 장면을 간직한 곳입니다.

 

1970년대 ‘김일’로 대변되는 프로레슬링의 메카였고,

한국 최초의 프로복싱 세계챔피언(김기수 선수)을 배출하기도 했습니다.

또 두 명의 전직 대통령(박정희·전두환)이 선출돼 ‘체육관 대통령’이란 말도 이곳에서 생겼습니다.

동대문운동장처럼 헐어버리고 새로 짓기보다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합니다.

 

아시아권내에서 장기 집권 지도자로. 혹은 독재자 소리를 들었던

박정희대통령과 필리핀 마르코스대통령.

하지만 30-40년 후의 결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잘 살던 필리핀은 현재 국민중 3분의1이 절대 빈공층이 됐는가 하면

당시 최빈국이었던 대한민국은 수출대국이자 국민소득이 2만불을 넘는

선진국 대열에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습니다.

 

장충체육관을 지어준 필리핀이지만 우리나라는 필리핀에 어마어마한 조선소를 건립했고

항만과 도로, 군사장비까지 원조를 해 주는 국격을 갖추게 됐습니다.

격세지감이 절로 느껴지는 그런 대목입니다.

 

그러나 옛 정과 은혜를 잊어서는 안될겁니다.

장충체육관을 헐어내지 않고 리모델링으로 그 역사를 계승하려는 맑은 정신이

오늘을 있게 한 우리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화이-팅 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