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이는 그럽니다.
열아홉살 짜리와 사니 얼마나 좋으냐고 말입니다.
요즘 꼭 19세 짜리 필리피노 처녀와 살다보니 그 말 실감합니다.
풋풋하고 명랑하고- 그러니 집안에 생기가 넘쳐납니다.
덕분에 젊어지는 느낌도 들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런 처녀와 살아보니 꼭 좋지만은 않터라 이겁니다.
열아홉 피노이 바바이(여자)면 시집을 가서 애를 낳아도 두엇은 될 나이인데
어떻게 된 일인지 나와 사는 여자는 반찬하나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합니다.
겨우 한다는 게 방 청소하고 설거지 정도입니다.
얼핏 봐도 집안 청소하고 설거지하는 데는 20분이 안 걸리는 거 같은데
제 몸 닦는 데는 족히 50분은 걸리는 거 같습니다.
그것도 온수기 만땅으로 틀어 놓고 말입니다.
오늘 아침에는 밥을 짓는데 그만 전기가 나갔습니다.
아무리 기다려도 안 들어 오길래 밥솥의 쌀을 냄비에 옮겨 가스불 좀 켜 놓으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한지 불과 10분도 안 돼 온 집안이 ‘화생방 경보’ 발령 직전이 돼 버렸습니다. 냄비가 누렇게 탈 만큼이니 그 안에 있던 밥알은 보지 않아도 비디오입니다.
전기 밥솥 안에 있던 덜 익은 쌀을 그대로 냄비에 옮겨 놓곤 불을 켜 놓은 겁니다. 그것도 최대치로 말입니다.
김치를 내 놓으라고 하면 칼 질 한 번 안하고 길 죽한 배추 잎 채 그냥 올려 놓고,
사다 준 야채는 비닐 봉투 안에 그대로 놓아 둬 썩은 물이 줄줄 흐릅니다.
철 안난 열 아홉 살 처녀와 사는 거.
눈은 좋아질지는 모르지만 마음은 급히 늙어 갑니다.
우리 집 기사가 자기 딸을 헬퍼로 써 달라고 신신 당부해 데려다 놓긴 했는데-. 이젠 내가 우리 기사한테 신신당부해야 할 차례가 된 거 같습니다.
매달 월급은 줄 테니 제발 데려가 달라고 말입니다.
마눌과 떨어져 사는 홀애비 같은 나에게 꽃다운 자기 딸을 의심없이 맡긴 거 까지는 좋은데, 그 처녀 밥 해 먹이기가 보통일이어야지 말입니다.
열아홉살 처녀와 산다는 거- 이렇게 힘들 줄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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