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싯적에는 떡국 한 사발 먹을 때마다
눈이 밝아지고 힘이 세졌었는데-
근자 들어서는 떡국을 먹고 나면 그 반대 현상이 나타납니다.
올해도 새해 첫날 떡 만둣국을 먹고 나서인지
지난해 보다 더 눈이 침침해져 이젠 컴퓨터 글자를 들여다 볼 때도
돋보기를 쓰는 날이 많아 졌습니다.
집중해 읽다보면 그런대로 보이는데 갑자기 글자를 볼 때는
어리어리해 지는 경우가 많아섭니다.
어젯밤에도 컴을 켜고 뉴스를 확인하는데
글이 잘 안 보여 옆에 있는 안경을 끼고 봤습니다.
역시 안경을 끼자마자 모니터 속 글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 처럼 선명했습니다.
그런데 아직 돋보기에 익숙하지 않아선지
안경을 오래 쓰고 있으면 어질어질 한 느낌도 들곤 합니다.
어제도 마찮가지였습니다.
한 30분 컴 모니터를 들여다보니 눈이 어질어질한 것 같아
안경을 벗어 놓았습니다.
그 때 벗어 놓은 안경을 얼핏 보니 테가 밤색이 아닌 검정색이었습니다.
‘내 것은 밤색 테인데-’
하면서 안경을 확인하는 순간 그만 실소를 하고 말았습니다.
그 안경은 아들놈이 ‘똥 폼’을 잡을 때 쓰는 이미테이션 안경이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하자면 알이 없는 안경, 즉 테두리만 있는 안경이란 이야기입니다.
안경 테두리만 쓰고도 너무 잘 보았던 모니터 속 글자-.
올해부터는 떡국 한 사발 더 먹는 것이 눈 만 어둡게 하는 게 아니고
머리까지 살짝 돌게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같은 현상을 일컬어 플라시보효과(=위약-가짜약효과)라 할 수 있겠지만
아무튼 아들놈이 컴퓨터 옆에 벗어 놓은 안경 때문에 한 참을 웃고 말았습니다.
-그나저나 결혼 전 마누라 볼 때도 내가 착시(錯視)를 했지 싶어집니다.
자세히 봤으면 절대 결혼하지 않았을 테니까 말입니다^^
마눌한테 물어 봐도 같은 답이 나오겠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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