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하나 딸린 우리 집 헬퍼는 인물도, 성격도 참 좋은 편이랍니다.
더군다나 나이도 젊어 일하는 게 다른 필리피노 보다 덜 굼떠
한국인에게도 잘 맞는 편입니다.
그런데 벌써 이 헬퍼 앞에서 몇 번이나 진땀을 뺐는지 모릅니다.
오늘 저녁만 해도 식사를 하라고 불러서 나가 봤더니
한국 라면을 끓여 놓았는데 국물이 심상치 않게 빨간겁니다.
-김치를 넣고 끓였나
하고 뒤적거려 봐도 건더기 한 점 잡히질 않습니다.
암튼 한술 떠 먹었더니 목구멍이 ‘컥’하고 막힐 정도로 매웠습니다.
도대체 라면을 가지고 뭔 짓을 한거냐며 묻자
냉장고로 다가가더니 고추장 통을 보여 주는 겁니다.
고춧가루도 아니고 고추장을 몇 술갈씩 퍼 넣은 라면은 생전 처음 먹어 봤습니다.
진땀을 뻘뻘 흘리면서 말입니다.
며칠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옷 잘 안 갈아입는 버릇은 한국에서나 여기서나 별반 달라질 것이 없었는데-
헬퍼가 내 아랫도리를 가르키면서 이상한 액션을 해 댑니다.
가만 보니 내 속옷을 달라는 거 같았습니다.
빨래 할 때 한 번에 할 요량으로 말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어디에??? 손가락질을 해대-
이날도 갑자기 내 몸 위 아래 지방할 것 없이 열이 나서 혼났습니다.
헬퍼나 나나 영어가 별로 익숙치 않은 이들끼리 살다보니
그러잖아도 더운 나라에서 열 받을 일을 넘어 진땀까지 흘리는 날이 많아집니다.
우리 헬퍼 앞에서 흘려대는 진땀-
그래도 밉기는 커녕 웃음을 더 많이 흘리게 돼, 역시 내 몸은 식을 날이 없습니다^^
요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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