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결혼기념일
꽃 같던 색씨 앞에서
주책없이 실실 웃던 때가 생각난다
검은 머리 파뿌리 같아 졌으니
주례사(主禮辭)는 따른 셈
사랑하고 위(爲)해 주는 삶까지야
마음이라고-
턱 괴고 가만 돌이켜 보니
결혼 기념일에 같이 한 날이 몇 번이런가
근자에는 외국에 있다보니 더 더욱 - -
세월이 밉다고
아내는 그렇게 말할까
앞으로 얼마를 더 살아야
둘이 기념 케이크 앞에서 웃어나 볼지
그러고 보면
정말 세월이 밉다
내가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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