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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이별은 이분들 처럼-

by 고향사람 2015. 7. 6.

75년간 해로한 부부의 영화 같은 마지막 이별

[중앙일보] 입력 2015.07.05 15:04 / 수정 2015.07.0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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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째 부부의 연을 맺은 노부부가 태어난 날은 달라도 죽는 날은 같은 가장 로맨틱한 죽음을 맞았다.

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에 사는 저넷 토츠코(96)와 알렉산더 토츠코(95) 부부가 이달 초 자신들의 침대 위에서 서로 품에 안긴 채 몇 시간 간격으로 사망했다. 보도에 따르면 8살부터 데이트를 시작한 이들 부부는 1940년 결혼한 이래 5명의 자녀를 뒀다. 남편 알렉산더는 지갑에 아내 저넷의 사진을 항상 넣고 다닐 정도로 금슬이 좋았다.

몇 주 전 알렉산더가 넘어지면서 엉치뼈를 다쳤고 건강이 급격히 악화됐다. 앞서 이들은 입버릇처럼 ‘침대에서 서로 품에 안겨 죽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고 말했다. 2004년 영화 ‘노트북’을 연상시키는 죽음이다.

이들 노부부는 실제로, 이달 초 마지막 소원처럼 서로 품에 안겨 몇 시간 간격으로 생을 마감했다. 딸 에이미 토츠코-쿠시맨은 “엄마에게 ‘아빠가 돌아가셨다’고 말하자 엄마가 아버지를 안고선 ‘당신이 원하던 마지막이네요. 내 품에서 죽는 거. 사랑해요. 조금만 기다려요. 곧 따라갈게요’라고 말했다”며 마지막 순간을 묘사했다. 에이미를 비롯한 다른 자식들은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애도할 시간을 주기 위해 방을 떠났고, 몇 시간 후 저넷도 알렉산더 옆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에이미는 “부부가 마지막 숨을 함께 했다”며 “지난달 29일이 이들의 75번째 결혼기념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사진설명]
1. 토츠코 부부가 서로를 품에 안은 마지막 모습
2. 1940년 결혼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