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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 필(phil - feel)

너??? - 몇 살이니

by 고향사람 2013. 6. 6.

필리핀 민다나오 촌에서 버스를 만났습니다.

한 눈에 봐도 늙수구레한 것이-

나이꽤나 먹었지 싶어 물어 봤습니다.

 

너- 몇년식이냐구 말입니다.

그랬더니 -

 

 

운전기사가 웃습니다.

나이 물어 뭐하냐구요-

열심히 살면 됐지????

 

그래도 궁금해 다시 물었습니다.

몇 살이냐구

-마흔살이랍니다. 40년을 살아 움직이는 겁니다

 

 

버스 내부를 살펴 봤더니

살아 움직이는 게 신기합니다.

뒷문 유리는 베니어판으로 대신했고

 

의자는 한눈에 봐도 수명을 여러번 넘긴 것들입니다.

그래도 손님을 만땅으로 태우고 다닌다니

그저 놀랄 뿐입니다.

 

 

 

하지만 운전기사와 조수는 여전히 해피합니다.

오랜 친구?와 함께 하는 것이 어쩜 이들을 웃게 하는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경로대접??? 한답시고 일반 승객이 아닌 광산 근로자들을 태우고 다닌다지만

움직이는 자체가 기적 같습니다. 

 

버스 나이 40살이면 이건 박물관이나 아님 고철 수집상에 가 있어야지-

 

 

 

이 버스를 보면서 마음이 알짝지근 했던 것은

차가 낡아서가 아니었습니다.

지 혼자서는 달리기도 숨찰 것 같은 외모였는데-

여기에다 고장난 미니트럭을 견인까지 한다니

 

정말 살아 있는 게 고통입니다.

-트럭아 넌 무슨 염치로 늙은 버스를 의지하냐???

 

어디 염치없이 살아 가는 게 이 트럭 뿐이겠습니까.

인간들 중에는 더 한 이들이 많은데-

암튼 이 날 늙은 버스와 많은 대화를 했습니다.

 

고향집 노모와 같다는 생각이 들어 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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