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필리핀 이야기

금반지 현금은 ‘덤’이라니-

by 고향사람 2013. 1. 10.

민다나오 까가얀데오로에는 ‘우까이 우까이’가 많이 있습니다.

시내 중심가에는 한국인 이름을 간판에 내 걸고

우까이 우까이를 하는 이들도 여러 곳에서 눈에 띕니다.

 

그런데 우까이 우까이가 뭐냐구요^^

우리 표현대로 한다면 중고품, 특히 헌옷을 파는 곳을 일컫는 말입니다.

한국에서 가져온 헌옷은 중국산 새 옷 보다 더 인기가 있습니다.

상하의 나라인 필리핀 특징상 자주 세탁을 해야 하는데

이 나라 제품이나 중국산은 세탁을 몇 번 하면 색이 바래고

올이 늘어져 금세 낡아진다고 합니다.

 

반면 한국에서 가져온 옷들은 비록 중고품 일지라도

훨씬 질기고 색도 변하지 않아 인기 만점이랍니다.

특히 여성들 속옷은 더 인기가 있답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남이 입던 속옷까지 중고품을 챙긴다는 게

꺼림직하다는 생각이 들것 같은데 그것도 아닌가 봅니다.

 

얼마 전 새로 우까이우까이를 개업한 한국인이 있습니다.

우리 사무실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어 가끔 들리 곤 하는데-

그 때 마다 횡재?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이번에는 헌 옷을 정리하던 중 주머니에 들어 있던 10만원을 찾아 냈다며

무용담 처럼 이야기를 들려 줍니다.

지난 번에는 몇 돈이나 나가는 금반지를 안주머니에서 발견해

신이 났었다고 했었는데-

그러니까 우까이 우까이는 본업이고 현금과 금반지는 덤으로 얻는 셈입니다.

 

아마 헌옷을 버릴 때 주머니를 확인하지 않아 현금과 금반지 금목걸이 등이

그대로 필리핀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100원짜리 동전과 1000원짜리 지폐는 심심치 않게 나오는데-

엷은 여름옷보다는 겨울옷에서 더 많이 발견된다고 귀뜸까지 해 줍니다.

 

마당 쓸고 돈 줍고

도랑치다 가재 잡는다는 속담은 들어 봤지만

헌옷 팔며 돈이랑 금반지를 챙긴다는 소리는 필리핀에 와서 처음 들었습니다.

덕분에 직원들도 일하는 재미가 쏠쏠할 것 같습니다.

 

외국서 사는 맛- 이런 재미라도 있어야 신이 날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나도 집에 가서 묵은 옷 꺼내 주머니 좀 뒤져봐야겠습니다.

어디 비상금 감춰 뒀다 깜박 한거라도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섭니다.

여러분도 헌옷 내 놓을 때 주머니 확인하는 것 잊지 마시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