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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그게 ‘툴툴’이라고- ㅋㅋㅋ

by 고향사람 2009. 10. 5.

필리피노들이 뱀을 잡아 먹었던 사건? 이후

가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더군다나 현장에서 키우던 말까지 잡아 먹었던 터라 더 그런 거 같습니다.


내가 ‘한국 사람들은 말고기는 안 먹는다’고 말하면

필리피노가 웃으면서 말합니다-개고기는 잘 먹더라

한국 사람은 개구리 같은 건 안 잡아 먹는다.

그럼 또 대꾸합니다. 뱀은 잘 먹는 거 같더라

어디서 들은 건지 아님 진짜 본 건지-


그런데 어제는 ‘툴툴’을 먹어 봤냐는 겁니다.

내가 엄니 앞에서 말대꾸는 못하고 투덜(툴툴) 거리기는 했어도

그걸 먹는다는 소린 아직까지 들어 보질 못했습니다.

당연히 먹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궁금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툴툴이 뭐냐고-


그랬더니 근처에서 이야기를 듣던 필리피노들까지 다 합세하더니

툴툴 톨톨 톨돌 털털 ---

별 놈의 말을 다 꺼내 놓습니다. 티긑 발음이 되는 것은 다 쏟아 낸것 같습니다.

그래도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때 한 녀석이 헬멧을 벗어 바닦에 놓더니

설명을 해 댑니다.

앞 부분에서 머리가 나오고 뒤에 꼬리가 있다는 겁니다.

가만이 형국을 보니 거북 이야기 같았습니다.


그게 ‘툴툴’이라고- ㅋㅋㅋ

배꼽 잡고 미친듯이 웃다가 ‘터틀(turtle)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역시 입으로는 ‘툴툴’해대는 겁니다.


헬멧을 들이 대면서까지 바디 랭귀지를 해 본 것도 처음이지만

거북을 툴툴이라고 불러 모처럼 많이 웃었습니다.

시부아노를 쓰는 민다나오 필리피노들이나

충청도식 발음을 세계화 하기 위해 애쓰는 나나-


암튼 거북은 ‘툴툴’입니다. 아니면 헬멧을 벗어 보여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