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피노들이 뱀을 잡아 먹었던 사건? 이후
가끔 음식에 관한 이야기가 오갑니다.
더군다나 현장에서 키우던 말까지 잡아 먹었던 터라 더 그런 거 같습니다.
내가 ‘한국 사람들은 말고기는 안 먹는다’고 말하면
필리피노가 웃으면서 말합니다-개고기는 잘 먹더라
한국 사람은 개구리 같은 건 안 잡아 먹는다.
그럼 또 대꾸합니다. 뱀은 잘 먹는 거 같더라
어디서 들은 건지 아님 진짜 본 건지-
그런데 어제는 ‘툴툴’을 먹어 봤냐는 겁니다.
내가 엄니 앞에서 말대꾸는 못하고 투덜(툴툴) 거리기는 했어도
그걸 먹는다는 소린 아직까지 들어 보질 못했습니다.
당연히 먹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래도 궁금해서 다시 물었습니다. 툴툴이 뭐냐고-
그랬더니 근처에서 이야기를 듣던 필리피노들까지 다 합세하더니
툴툴 톨톨 톨돌 털털 ---
별 놈의 말을 다 꺼내 놓습니다. 티긑 발음이 되는 것은 다 쏟아 낸것 같습니다.
그래도 못 알아듣기는 마찬가지인데 이 때 한 녀석이 헬멧을 벗어 바닦에 놓더니
설명을 해 댑니다.
앞 부분에서 머리가 나오고 뒤에 꼬리가 있다는 겁니다.
가만이 형국을 보니 거북 이야기 같았습니다.
그게 ‘툴툴’이라고- ㅋㅋㅋ
배꼽 잡고 미친듯이 웃다가 ‘터틀(turtle) 아니냐’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도 역시 입으로는 ‘툴툴’해대는 겁니다.
헬멧을 들이 대면서까지 바디 랭귀지를 해 본 것도 처음이지만
거북을 툴툴이라고 불러 모처럼 많이 웃었습니다.
시부아노를 쓰는 민다나오 필리피노들이나
충청도식 발음을 세계화 하기 위해 애쓰는 나나-
암튼 거북은 ‘툴툴’입니다. 아니면 헬멧을 벗어 보여야 할 겁니다^^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렇게 돼서 ‘공짜 콜라’를 마셨습니다 (0) | 2009.11.03 |
---|---|
차라리 ‘비아그라’를 먹여라- (0) | 2009.10.10 |
란소네스 - 여친과 첫 키스하고 난 뒷맛? (0) | 2009.10.04 |
‘보스’가 뭐냐 ‘미스타 킴’이라고 불러다오 (0) | 2009.10.01 |
이 썩을 인간아! 내가 시방 코코넛 장사하게 생겼냐 (0) | 2009.0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