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준’이와 ‘건’이랑 같이 야시장엘 갔습니다.
필리피노들이 즐겨 먹는 간식인 ‘발룻’을 맛보기 위해서입니다.
직접 먹어 보진 않았지만 ‘몬도가네’식 음식인 발룻은
먹는 상상만으로도 얼굴을 찡그리게 합니다.
그런 걸 먹으러 가자고 하니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손사래질부터 칩니다.
수연이는 아예 자기 방으로 달아나 버렸습니다.
그런데 먹는 것은 육해공군 안 가리는 준이 나섰습니다.
맛 좀 보겠다는 겁니다.
의기투합하여 ‘판당소라’ 시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는 수북하게 쌓여 있는 발룻 가판대에 가서는 무조건
제일 큰 것을 집어 박치기로 껍질을 까고 왕소금을 쳐 먹기 시작했습니다.
부화되기 직전의 오리새끼가 껍질 속에 숨어 있었지만
그걸 단숨에 입어 넣고 씹어야 헛구역질이 나오질 않습니다.
왕소금과 샤니강(식초종류)을 쳐 먹으면 더 좋습니다.
준이는 껍질을 까보더니 도저히 입에 넣을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돈 주고 산거니까 아까워서 먹어야 겠다면서도 망설이고 있는 겁니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눈을 찔끔 감고는 먹기 시작했습니다.
주위에 있던 필리피노들이 신기한 듯 몰려 듭니다.
덕분에 이날 발룻 포장마차는 매상이 많이 올랐습니다.
옆에서 지켜보더 동건이도 한 개 건네주자 스스럼 없이 먹기 시작했습니다.
오히려 얼굴도 찡그리지 않고 국물까지 맛나게 먹어 물어 봤습니다.
‘너 발룻 먹을 만 해 징그럽지 않아’
그러자 준이 형이 먹는 걸 보고 자신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발룻은 쫄깃쫄깃한 게 꼭 생고무 씹는 기분인데, 그 맛은 오히려 고소합니다.
너무 밝은 대낮에 먹기에는 징그러워 발룻은 저녁에 먹어야 제 맛이 더 납니다.
이날 발룻 다섯 개를 사서 두 개만 먹고 나머지는 우리 집 아떼들 갖다 주었습니다.
그러자 너무 좋아 합니다.
발룻은 역시 피노이들의 간식거린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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