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을 하다보니
길가 엉성한 집 문이 빼꼼 열려 있고
그 싸립문 곁에 빗자루 3개와
장작 서너 꾸러미가 놓여 있는 것이 눈에 띕니다.
문 틈 사이론 너댓살쯤 돼 보이는 여아(女兒)가
물건?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그 앞을 지나고 나서야
그 소녀가 생각납니다.
-그려. 한 개 사주는 게 예의지.
일부러 걷던 길을 돌려 소녀 앞으로 갔습니다.
-삘라 다우(얼마니)
대답대신 얼른 문 뒤로 숨습니다.
내 얼굴이 여자들이 피할 정도는 아닌데-
이 소녀한테는 그게 아닌가 봅니다.
낯선 이방인이라선지 ㅋ
결국 소녀의 수줍음 때문에 흥정도 못하고 왔습니다.
그래도 내가 누굽니까
나중에 다시 가보니 외출했던 식구들이 들어 와 있었습니다.
인상 좋은 할머니한테 자초지종을 물으니
손녀가 수줍음을 많이 탄다고 합니다.
할머니한테 25페소 주고 빗자루 한 개 사왔습니다.
내가 쓸 일은 없지만 사무실에 가져다 놓으면
누군가가 훔쳐 가든지? 아님 잘 사용할테니까 말입니다.
필리핀서 사는 재미-
이런거지요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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