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한국 직원이 오리를 사왔습니다.
공장 옆 작은 웅덩이에 풀어 놓고 키울셈이었답니다.
새끼까지 딸린 오리가족이라 보기도 좋았습니다.
사 온 오리는 발에 긴 줄이 묶인 채 였는데-
한국 직원은 이 줄의 용도를 몰랐습니다.
줄을 느슨하게 해 줬더니 바로 날아 오르더라는 겁니다.
집오리가 아닌 야생 오리였던 겁니다.
누군가가 야생 오리를 잡아 판 것인데-
한국인 직원만 몰랐던 겁니다. 그게 야생 오리인지를-
야생 오리를 억지로 울에 가둬 놓고 키우다 보니
새끼부터 죽기 시작해 얼마 뒤엔 어미와 딸랑 새끼 한 마리만 남았습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한국인 직원은 풀어줘야느냐 마느냐로 목하 고민중이었습니다.
-한 눈에 봐도 털빛이 예사롭지 않더만유
그게 야생 오린지 집 오린지 몰랐단 말유-
내 핀잔에 속이 상했던지 어느 날 보니 오리가 없어졌습니다.
방생했다는 겁니다.
잘했유-
야생 오리는 가둬 놓고 기를 수 없슈. 제 풀에 죽어 버린다니께유.
담에는 제대로된 집오리를 사오구유.
시간이 꽤 지났는데도 새로운 오리가 보이지 않는 걸 보면
한국인 직원도 포기했나 봅니다.
필리핀서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런저런 통과의례가 많다는 거-
이번엔 좀 깨달았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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