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다녀 오신분들-
아니면 국내에 있는 인도 음식점에서 ‘짜이’를 마셔봤던 이들-
그 독특한 맛에 홀려? 가끔은 생각이 날겁니다.
오늘 같은 공휴일에는 더 간절히 말입니다^^
한 달 가까이 인도 배낭여행을 하면서
-덥다 더워.
이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뜨거운 짜이를 마실 때 만큼은 -아이구야 시원타 했으니
그 맛에 단단히 홀렸지 싶어 집니다.
덕분에 혹여 한국에 가서도 짜이 생각이 나면 어쩌나-
하는 숙제아닌 숙제 풀기에 골몰했었습니다.
인도 여행 내내 말입니다.
결국 ‘한국서도 만들어 마셔보자’는 당찬 계획을 세우고
구체적인 작업도 머릿속에 그려 넣었습니다.
우선 짜이의 베이스인 홍차를 사고
맛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인스턴트 짜이 재료(홍차 티백, 프림, 설탕)도
배낭에 챙겨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 석탄일 공휴일을 맞아 그 첫 작업을 해 봤습니다.
인도인들이 사용하는 알루미늄 그릇 대용으로 라면 냄비(알루미늄 소재)에
물을 넣고 팔팔 끓인 뒤 거름망 속에 홍차를 한수저 분량 넣은 뒤
다시 끓였습니다. 붉은 물이 우러나오는 것을 확인하고는
이번에는 연유를 넣고 다시 끓였습니다.
내가 굳이 연유를 고집한 것은 인도인들은 염소젖(우유)을 사용하고
단 맛을 설탕으로 조절하는데 이 보다는 단맛과 우유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연유를 생각해 낸 것입니다(잔머리 굴리는데는 선수?)
여기에다가 엄니가 요리할 때 쓰는 생강가루를 한 티스푼 넣고
1-2분간 더 끓인 뒤 마셔보니 이건 영낙없는 짜이가 됐습니다.
색깔은 물론 맛도 인도에서 마셔 본 것 못지 않았습니다.
홍차도 직접 거름망에 넣고 연유를 쓰고 생강편이 아닌 파우더를 쓰니-
간편하기가 커피 한 잔 타 먹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었습니다.
첫 잔을 엄니한테 건네고 맛이 어떠냐고 여쭸더니
-달달하고 싸한 것이 맛나다야
하시는 겁니다.
촌에 살다보니 연유 파는 곳이 없어 가까운 읍내까지 나가서 사오는등
품은 들었지만 짜이 맛을 재현해 낼 수 있어 너무 좋았습니다.
-이러다 짜이 장사로 나서도 되는 거 아녀.
혼자 한 참을 웃었습니다.
근디 진짜 나서볼까요.
어때요 동업할 의향이 있는 분은 내 짜이 한 잔 드시러 오세요^^
tip - 짜이 만들 때 생강가루를 넣으니까 그게 잔에 찌꺼기로 남기도 합니다. 잘 흔들어 마시며 해결됩니다. 또 거름망은 과거 녹차(덕은 녹차) 마실 때 사용하던 것인데 홍차에 사용해도 좋습니다. 다만 미세한 가루는 빠져 나오기도 하니까 이 역시 찌꺼기 처리가 좀 거시기 합니다만 판매용이 아니고 몸에 해로운게 아니니 대충 넘어가도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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