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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 네팔 go go

빠띠쵸카

by 고향사람 2015. 5. 12.

 

- 인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빠띠쵸카 빵 가판대입니다. 힌두어로만 쓰여 있어 영어 표기를 해 달랬더니

  그건 자기들도 모른다며 수첩에 간판 글씨와 똑 같이 써 줍니다. 내가 들은 발음은 빠띠쵸카였는데^^ 

 

 

빠띠쵸카를 아세요???

인도 바라나시에서 처음 빠띠쵸카를 보고나선

내가 새로 이름을 붙인 게 바로 ‘쇠똥빵’입니다.

 

쇠똥 빵 -

그렇다고 쇠똥으로 만든 빵은 아닙니다.

얼핏 보기에는 군 감자로 착각하기 쉬울 만큼

그 모양과 색깔이 흡사합니다.

가판상 주인에게 군감자냐고 물어 봤을 정도니까 말입니다.

 

 

-주인이 열심히 빠띠쵸카를 빚어 냅니다. 빵 안에는 고물도 들어 있는데 야채라고 합니다.

  빚어 놓은 빵은 아래 그림과 같습니다.

 

 

 

사실 이 빵은 빠띠로 불러야 맞습니다.

쵸카는 소위 양념장과 같은 개념이니까 말입니다.

이 빵, 즉 빠띠를 사면 주인이 종이 잔에 쵸카를 내 줍니다.

빵을 찍어 먹으라고 말입니다.

 

빵(빠띠)만 먹으면 퍽퍽해서 잘 넘어 가지 않습니다.

이 때 쵸카에 빵 조각을 살짝 찍어 먹으면 부드럽게 넘어갑니다.

한 끼 식사 대용으로도 훌륭한 빠띠지만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면 절대 먹을 수 없는 음식이지 싶어 집니다.

특히 외국인에게는 말입니다.

 

 

- 젊은 직원이 빵 구을 차비를 합니다. 그런데 그 연료?가 가관입니다. 바로 쇠똥이기 때문입니다.

 

- 넓은 화덕에 말린 쇠똥을 차곡차곡 쌓더니 석유를 살짝 뿌린 뒤 불을 붙입니다(아래)

 

 

- 말린 쇠똥은 불도 잘 붙거니와 연기도 없고 화력 또한 상상외로 좋습니다.

 

 

 

빠띠는 잘 부풀지 않은 빵입니다.

만들 때 모양 보다 약간 커지긴 하지만 불에 구운 거라서

겉과 속이 모두 딱딱한 편입니다.

그런데 이 빵은 쇠똥 화덕에 구운 뒤 타고 남은 재, 즉 쇠똥재에

넣고 사정없이 버무립니다.

 

 

-으. 내가 저걸 먹었다니.

정말 의심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멀쩡한 빵을 왜 쇠똥재에 넣고 버무려 대는 겁니까.

그을음이 새까맣게 묻어 있는 빵을 이리저리 비벼대 재와 먼지를 털어내면

그게 바로 빠띠쵸카로 변신을 하는 겁니다.

 

 

 

- 쇠똥을 태운 열기로 빵을 굽습니다. 이 모양을 보고 처음에는 감자인줄 알았습니다^^

 

 

 

-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다 구운 빵을 이번에는 재 속에 파 묻습니다. 쇠똥재속에 말입니다.

   이건 분명 사람이 먹는 빵인데 말입니다.

 

 

 

-입맛 떨어지게 뭐하는 짓이냐는 내 표정을 눈치 챘는지.

빵 집 주인장이 말합니다.

-이건 입맛 좋아 지라고 하는 짓이라고.

결론적으로 빵을 쇠똥불에 굽고 그 재에 버무리는 것은

풍미를 좋게 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하기사 암시롱 않게 이 빵을 잘 먹는 인도인들을 보니

유구무언이 되긴 했습니다만-

이날 이 모습을 본 이후로는 절대 이 빵을 입에 대지 않았습니다.

 

 

 

- 재속에 파묻어 놓은 것도 부족한지 이번에는 빵을 재에 굴리고 비벼대며 일부러 똥 재를 흠뻑 뭇힙니다.

  아예 두 사람이 힘을 합쳐 더 욱더 지져분하게 만듭니다. 행인들이 쳐다보거나 말거나 상관없습니다.

 

 

 

-풍미 좋아하네. 왜 쵸카에도 쇠오줌 몇 방울 넣어 먹지 그랴. 풍미가 그만일껄.

혼자 중얼 거리며 가방을 추스르는데 그 안에서 왜 빠띠쵸카가 쏟아져 나오는지.

나 이러다 인도사람 되는 거 아냐.

은근 걱정이 됩니다.

 

쇠똥 빵, 빠띠쵸카.

재밋지 않습니까^^

 

 

- 마지막으로 똥 먼지를 훌훌 털어내고 진열대에 내 놓습니다.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이게 쇠똥불로 굽고

  똥재로 목욕한? 빵입니다. 오죽했으면 내가 쇠똥빵이라고 이름을 새로 지었을까요^^

 

- 이 간판이 보이면 바로 이게 쇠똥빵이구나 생각하면 틀림이 없습니다. 아래는 이 빵을 찍어 먹는 소스입니다다. 이 소스를 곁들여야 빵이 퍽퍽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