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림)
필리핀 광산촌으로 출장중이라 인터넷이 불통될 때가 많습니다.
이동형 인터넷 ‘타투’를 준비했는데- 워낙느려 사진 올리기는 불가능에 가깝고
글도 쉽지가 않습니다. 웬일인지 요즘은 블로그에 글이 올라가지 않아
일단 카페에 글을 올리고 ‘스크랩’을 해 붙이는 식으로 글을 올립니다.
제목 앞에 뜨는 ‘스크랩’이 그 이유입니다. 당분간 이런 스타일이 될 것 같으니-
제 블러그 방문객들은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민다나오 부투안시티에서 수리가오시티 중간 쯤에
바다스(bad-as)라는 작은 타운이 있습니다.
흔히 클로싱이라고 불리는 이곳에서 클라베(광산거점 타운)까지
오는 하이웨이??? 주변에는 넉넉한 인심이 배어 있는 작은 평야가 있습니다.
요즘 이곳에서는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올 들어 벌써 두 번째 하는 모내기입니다.
이 풍경이 꼭 70년대 말 한국 농촌의 모내기 광경과 아주 흡사합니다.
정말 오랜만에 보는 모습이라서-
운전기사에게 차를 세우게 했습니다.
이어 모자를 눌러 쓰고 바짓단을 걷어 올린 채
모내기 현장으로 갔습니다.
생소한 이방인의 출현?으로 모내기가 잠시 중단이 됐지만
이내 이들의 웃음속에 파묻혔습니다.
어설픈 내 모내기 솜씨에 이들은 연신 웃음을 터뜨렸고-
덕분에 피곤도 덜하는 듯 했습니다.
못 줄도 없이 대충 심어 나가는데 그 빠르기가 흉내 조차 낼 수 없었습니다.
옆 논에서는 농우(農牛) 카라바오가 써래질을 하고
그 건너편에서는 경운기 처럼 생긴 기계로 쟁기로 갈아 엎은 논흙을 로타리 치고 있었습니다.
왜가리 비슷한 새들은 흙속에서 튀어 나온 지렁이를 잡아 먹느라
떼거지로 몰려 있고
참을 내 오는 아낙의 종종 발걸음도 논둑에 발자욱을 남깁니다.
이런 속에 객기?를 부리는 이방까지 끼어 들었으니-
모내기 현장이 그만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겨우 30여분 노력봉사?하다가 차가 세워져 있는 큰 길가로 나오니
동네 주민중 한 사람이 바케스에 물을 담아 놓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흙탕물로 엉망이 된 내 발과 손을 씻으라고 떠다 놓은 겁니다.
이런-
나중에 알고 보니 논 주인 아낙의 배려였습니다.
이방인이 자기 논에 모내기를 하고 있으니 나름 그도 나를 위해 배려를 한겁니다.
순박하기가 옛 한국 농촌 그대로였습니다.
모내기를 도왔으면 참으로 막걸리? 한 잔이라도 얻어 마시는 게 당연하지만^^
씻을 물까지 떠 다 준 성의가 고마워 내가 참 값을 주고 왔습니다.
시원한 음료수 사먹으라며 말입니다.
몇 푼 안되는 작은 정성에도 쌀라맛- 소리를 연거푸하는 촌동네 사람들.
오는 8월이면 벼 수확을 한다며 그 때 꼭 다시 오라며
손을 흔드는 이들을 보면서 큰 사랑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산다는 거- 별다른 거 없습니다.
서로 마음을 나누면 이방인도 고향사람 같아지는게 사람살이인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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