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날-
한국에 있으면 월요일까지 내리 3일을 쉬지만
필리핀 우리 사무실은 평상시 처럼 출근해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설을 모르는 피노이들과 일하다 보니
우리가 그들의 ‘스텝’에 맞춰야 하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헬퍼가 끓여 준 떡국 같지 않은 죽떡을 먹고
회사로 나와 주차를 시킨 뒤 장비가 있는 야드를 살펴 보던중
나도 모르게 개똥을 밟았나 봅니다.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자 냄새가 심해 신발 밑창을 보니
똥이 묻어 있었습니다.
-이런 제길. 설날 아침부터 이게 뭔 일이람.
투덜거리며 수돗가에 가서 신발을 닦았습니다.
그런데 일을 시작하자마자 생각지 않은 손님들이 몰려와
돈과 수표를 내 놓고 갑니다.
경리 아가씨가 좋아서 입이 헤 벌어 질 정도로 말입니다.
우리 회사 일 특성상 오후가 돼야 사람들이 몰려 오는데
오늘은 아침 댓바람부터 손님들이 찾아 오니-
가만 생각해 보니 내가 개똥을 밟고 나서부터 손님이 몰려든것 같습니다.
왜 우리 상말 속담에 똥 밟으면 재수가 좋다는-
그런데 개똥도 효과가 있나 봅니다^^
상황이 이쯤되니 혼자 묘한 생각을 다 하게 됩니다.
내일부터는 아예 사무실 입구에 개똥을 갖다 놓으라고 할까.
출입할 때 마다 밟으면 돈이 주체하지 못하게 들어 올 것 같아서 말입니다.
냄새는 어찌할거냐구요.
아무리 지독한 똥 냄새라도 돈 냄새 앞에서는 향기일겁니다^^
설날이 돈날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개똥도 약발이 있을 줄을 더 생각지 못했고 말입니다.
오늘 들어 온 돈 중 일부를 떼어내 쇠뼈다귀라도 사다가
개에게 선물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회사 주변에 개똥 좀 많이 싸 놓으라고 말입니다^^
'필리핀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은행만 가면 혈압이- (0) | 2013.02.19 |
---|---|
1만 페소로 시작한 것이- (0) | 2013.02.17 |
그래도 마음 좋은 기사 ‘다니’ (0) | 2013.02.08 |
‘힐’ 마눌이 24세라니- (0) | 2013.02.06 |
필리핀서 차 살 때 침수차인지 꼭 확인해야 (0) | 2013.01.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