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민다나오에서 아우들과 사업을 하다보니
이 나라에서의 안전이 어느 때 보다 더 소중하게 여겨집니다.
특히 민다나오는 한국인들에게 여행 자제지역(다바오 까가얀데오로 제외)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조심을 더 하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의지와 기대와는 상관없이 필리핀에서는 크고 작은 사건이
끊이지 않습니다. 사람 사는 곳이 다 그렇지- 한다면야 유구무언일 수밖에 없지만
한국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총기 살인도 비일비재해 걱정을 더하게 합니다.
올 새해가 열리자 마자 한국에서 전해 온 비극적인 뉴스 하나도
필리핀 교민과 연관이 돼 있어 가슴을 아프게 합니다.
오늘 나온 뉴스에는 필리핀 배낭여행 도중 실종된 아들을
1년 넘게 찾아 헤매던 50대 아버지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청주 청남경찰서에 따르면 1일 오전 청주시 용암동 낙가산 인근에서
홍모(57)씨가 숨져 있는 것을 등산객 김모(42)씨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는 겁니다.
숨진 홍씨 옆에서는 빈 농약병과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유서가 든 가방이 발견됐습니다.
홍씨의 아들은 지난 2011년 9월 필리핀으로 5박 6일 배낭여행을 떠났다가
실종됐습니다. 아들은 귀국 사흘 전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합의금이 필요하니 1000만원을 입금해 달라”고 했다고 합니다.
돈을 입금하자 이날 오후부터 아들과 연락이 끊겼고
경찰은 아들 홍씨가 필리핀 여행객 납치 강도단에 의해
납치당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0월 홍씨의 아들을 납치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김모(43)씨를 필리핀 비콜항구에서 체포했으나
김씨는 현지 유치장에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아들을 죽였으면 묻은 곳이라도 알려 달라며 울부짖던 홍씨 아버지가
새해 아침에 주검으로 발견된 것입니다.
살인 용의자로 알려진 김씨는 2007년 7월 경기 안양 비산동의 환전소에서
공범 2명과 함께 여직원을 흉기로 살해한 뒤 현금 1억원을 빼앗아
필리핀으로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김씨 일당은 필리핀 여행을 하려는 한국인들에게 가이드를 해 주겠다며 접근해
납치한 뒤 한국의 가족으로부터 몸값을 받아내는 등
현지에서 13차례 이상 납치·강도 등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사건은 교민들 사이에서도 크게 회자 됐었습니다.
하지만 주범으로 알려진 김씨가 교도소에서 목매 자살을 함으로 사건 경위는 물론
죽은 홍씨의 아들 생사여부도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런 사건이 올 해 부터는 더 이상 일어 나지 않았으면 합니다.
특히 한국인이 한국인에게 비극을 안기는 그런 일들이 사라지기를 기원해 봅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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