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교회에 갔더니
모든 이들에게 종이 한 장씩을 주면서 이름을 써내라는 겁니다.
자기 이름을 쓴 종이는 접어 바구니에 넣어 두고
온 교인이 다시 그 바구니에서 이름 적힌 종이를 뽑았는데-
뽑힌 그 이름을 자기 마니또로 삼자는 겁니다.
마니또-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그것이 비밀친구(&수호천사)란 뜻을 지닌 이태리어라는 사실을 말입니다.
지천명의 나이로 살면서.
애니팡도 할 줄 안다며 으쓱했던 어깨짓이 얼마나 부질없었는지
새삼 고개가 숙여집니다.
살수록 깊어지는 현실과의 괴리감에 주눅은 들지만
오늘 내가 뽑은 이름 하나.
그 소중함에 살아 갈 이유 하나를 더 찾았습니다.
많은 이들이 함께한 자리였기에
자기 이름을 뽑아 준 이에게 얼굴을 알리기 위해
스스로를 소개하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때 내가 뽑은 이름을 가진 이가 있었습니다.
다음에 교회 올 때 작은 선물 하나씩 가져와
마니또의 이름을 써 단상 앞에다 놓으면 그이가 찾아 갈 거라는
사회자의 부연설명을 들으면서 난 결심했습니다.
내가 뽑은 쪽지 친구의 멋진 수호천사가 될 거라고 말입니다.
마니또-
나를 지켜줄 수호천사는 누구인지.
난 오늘부터 그 친구를 위해서도 기도할 겁니다^^
아직 그이의 모습은 모르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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