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다나오에 있는 우리 사무실과 공장은 공교롭게도 옆집 담과 붙어 있습니다.
그것도 옆집 1층 경계가 담장인지라 2층은 바로 담 위가 되는 셈입니다.
이런 까닭에 우리는 늘 피노이 이웃집에 미안함과 감사함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중장비를 다루는지라 소음과 먼지 매연 등이 장난이 아닐 때가 있습니다.
또 한국에서 보낸 컨테이너가 도착하는 날은 철야 작업도 불사하기 때문에
옆집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기도 합니다.
한국 같았으면 동사무소 직원이 백번도 더 찾아 왔을 겁니다.
숱한 민원 때문에 말입니다.
그래서 우린 옆집에 대해 늘 미안하고 감사해 합니다.
헌데 얼마 전 부터는 옆집서 컴플레인을 하는 숫자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것은 옆집 아줌마가 불평을 해대면 해 댈수록
우리 직원들은 더 좋아 한다는 겁니다.
혼나면서도 웃을 수 있는 우리 직원들을 보며 그동안 교육을 잘 시킨 결과인줄 알았습니다.
처음에는 말입니다.
하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그건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아줌마가 시끄러워 죽겠다며 소리지를 때면 꼭 2층 베란다에 서 있습니다.
쭈그려 앉아 기계를 손보던 우리 직원들이 고개를 돌려 위를 쳐다보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게 옆집 아줌마의 짧은 치마속입니다.
처음에는 아줌마의 호통에 눈살을 찌푸리던 울 직원들이 그 모습??을 보고나서부터는
서로 먼저 혼나기를 자처하고 나서는 눈치들입니다.
옆집 아줌마 치맛 속 한 번 훔쳐보는 게 혼나는 것보다 더 흐믓한가 봅니다.
한 참 뒤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된 나-
하지만 난 그 아줌마한테는 야단맞고 싶지 않습니다.
대신 그 아줌마 예쁜 딸 한테는 혼나도 괜찮지 싶은데-
매일 청바지만 입고 다녀서 별 기대는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 옆집 아주머니 컨디션이 좋을 때 넌지시 말해 볼 참입니다.
-따님은 청바지 보다 짧은 치마가 더 잘 어울릴 것 같던데- 하고 말입니다.
설마 내 속셈까지야 눈치 챌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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