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람에서 기저귀 차고 있는 아기나
한 겨울 눈 내린 뒤 체인 감고 다니는 한국 차는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여름만 있는 상하의 나라 필리핀에서 체인을 감고 다니는 트럭은 뭔가 이상합니다.
눈이 내린 것도 아니고
트럭 바퀴에 장식을 단 것도 아니고-
그런데 치렁치렁하게 체인을 달고 힘겹게 달리는 트럭이 종종 눈에 띕니다.
내가 사는 ‘마운틴 뷰’에서 이런 모습 보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처음 산길을 걸으면서 체인 자국이 자주 눈에 띄어서
속으로 참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곤 했습니다.
왜 체인 자국이 있을까 하는 궁금증만 가중되고 있을 무렵
멀리서 체인 소리 요란한 트럭이 다가 오는 것을 보게 됐습니다.
잠시 뒤 내 쪽으로 바짝 다가 온 트럭을 보니
양쪽 뒷바퀴에 굵은 체인이 잔뜩 둘러처 있었습니다.
그 때 까지도 이해가 되질 않았는데
산 중간쯤 올라가면서 진흙길을 만나고 부터는 고개가 끄덕여 지지 시작했습니다.
반질반질한 황토 고갯길이었습니다.
평소에는 몰랐는데 비 내린 후 질펀해진 산 길은
사람이 올라 다니기도 불편할 정도로 미끄러웠기 때문입니다.
이런 길은 아무리 힘 좋은 트럭이라도 그냥 올라가기는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바퀴에 체인을 감고 다니는 것이었습니다.
미끄러운 눈 길이나
매끄러운 황톳길이나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렁이도 미끄러워 기어가지 못 할 길을
체인을 감은 트럭이 여유있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면서
한국이나 필리핀 기사들이 체인을 감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머리는 쓰라고 있는 거-
ㅋㅋ 그렇다면 오늘부터 피노이 바바이(여자)들이
미스터 킴 미스터 킴- 하면서 나를 졸졸 따라 다니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봐야겠습니다.
피노이 기사들이 트럭 바퀴에 체인을 감고 미끄러운 황톳길 언덕을 올라 다니는 것 처럼
정말 기발한 아이디어를 찾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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