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아가씨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정말로요-
어제 까가얀 시내에서 볼일을 보던 아우가 밤 열시가 넘어서 집에 돌아 왔습니다.
마당으로 차가 들어오는 불빛을 보면서 나갔더니
생각지도 않았던 아가씨 두 명이 따라 내리는 겁니다.
-그것도 쭉쭉빵빵한 아가씨들이요.
의자에 앉아 티브를 보면서 잠깐 졸기는 했지만
비몽사몽할 정도는 아니어서 눈을 비비며 다시 확인해 보았습니다.
틀림없이 멋쟁이 아가씨들이었습니다.
순간 마눌과 멀리 떨어져 사는 나를 위해 아가씨를 데려왔나 싶어
입이 귀에 걸렸습니다-짜슥 어찌그리 내 속마음을 잘 알까 하면서 말입니다,
이때 마침 맞게 아우가 아가씨를 소개합니다.
키도 크고 몸매도 날씬한 아가씨를 가리키며 나를 쳐다보는 게 영낙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아우 입에서 나온 말은 영 아니었습니다-이번에 새로 뽑은 직원이랍니다.
이어 작은 아가씨는 낮에 쇼핑센터에 나갔다가
지갑 소매치기 당하고 종일 굶고 있던 여자를 보고는 그냥 말수 없어 데려 왔다는 겁니다.
결국 내 몫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오지랖도 넓지-. 불쌍해서 데려오고 갈데 없다고 데려오고-
지금 집에도 고학생 여학생만 세명이나 있는데 여기에다가 두 명을 추가하고 나니
잠잘 방도 부족했습니다.
그려 아가씨 데려와 일자리 주고 먹여주고 재워 주는 것 까지는 다 좋은데-
이왕이면 홀애비처럼 마눌과 떨어져 사는 느그 형을 위해서라도
좀 나이 든 아줌마도 데려와 봐라. 불쌍한 아줌씨는 네 눈에 안띠더냐.
목구멍까지 나오는 이 소리 참느라 어젯밤에는 한 숨도 못잤습니다.
시골에서 살다 도시로 취직하겠다고 나온 첫날 지갑까지 소매치기 당하고
오갈데 없어 쇼핑센터 한 구석에 쪼그려 앉아 있던 아가씨- 아니 소녀를 데려 온것은
그래도 잘했지 싶어집니다.
말을 들어 보니 아버지도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 밑에서 여러 자식이 살다보니
그래도 밥 먹는 입이라도 줄이겠다고 집을 나선 소녀가 대견해 보였습니다.
더 살다보면 ‘집 나온 이쁜 아줌니’도 눈에 띌날이 있겠지요^^
그 때는 눈 밝은 내가 집으로 데려다가 일 좀 가르칠 참입니다,
그냥 부엌일만요^^
암튼 이래저래 우리집에는 아가씨가 넘쳐 납니다.
혹시 괜찮은 아가씨가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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