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얼굴을 맞춰줘야 한다니께^^

-돈은 얼굴을 맞춰줘야 한다니께

이게 뭔 소리인가 하면 필리핀 돈(페소)을 셀 때면

이 나라 사람들은 돈에 그려져 있는 얼굴을 같은 방향으로 일일이 맞춰 센다는 겁니다.

돈을 세는 방법도 우리 처럼 한 다발을 들고

절반을 잡고 엄지와 검지로 세는게 아니라

이 나라 사람들은 한 장씩 바닦에 내려 놓으며 셉니다.

갑자기 선풍기 바람이라도 닿으면 다 날라갈까 걱정이 될 정도로 말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돈 다발 중 앞 뒤로 혹은 거꾸로 들어 있는 돈을

일일이 확인해 얼굴이 나와있는 방향으로 가지런히 놓으며 돈을 센다는 겁니다.

그렇잖아도 느린 속도에 그림 방향까지 맞춰가며 세자니

옆에서 보는 한국인들은 속이 터질 지경입니다.

돈을 세는 기계도 보기 힘들뿐더러 옆에서 누가 보든 말든

자기들 하는 식으로 해대니 몇 천만원 세다보면 날 저물것만 같습니다.

어제만 해도 자동차 한 대 사는데 우리 돈으로 4천만원 가까이 되는 페소를 세는데-

영업소 여 직원들 다 덤벼들어 세지만

나 혼자 세는 게 훨 빨랐습니다.

아마 몇 억원 갖다 놓고 세라고 하면 그날 문 닫고 돈 만 세어야 할 것 같습니다.

돈 그림 맞춰 정리 해야지

한 장 한 장 바닥에 내려 놓으며 세야지

그러다가 딴짓하다 다시 세야지-

피노이들 돈 세는 거 쳐다보다가는

충청도 사람인 나도 뒤집어 질 정도입니다.

다른 것들도 그렇게 정리를 잘 해 놓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과 말입니다.

-암튼 필리핀 돈은 얼굴을 잘 맞춰 세어 놓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