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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요즘은 마당에 잔디 심는 철이랍니다(사진)

by 고향사람 2010. 8. 12.

 

 

 

 

요즘 필리핀은 날마다 비가 내리는 우기랍니다.

한국의 장마철과 비교할 만 합니다.

하지만 이 나라 우기는 6월부터 11월까지 계속된다는 거-

덕분에 날씨도 선선하고 곡식도 잘 돼 사는 데는 별 지장이 없답니다.


건기 때는 사탕수수를 비롯해 옥수수 등이 자라지 못해 볼품이 없는데

우기에는 하루가 무섭게 커 나갑니다. 우후죽순 처럼 말입니다.

이런 날이 계속되면 경제적으로 여유있는 피노이들은 마당에 잔디를 심습니다.

기존 잔디를 갈아엎고 새롭게 까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피노이들이 잔디를 심는 모습을 보면 모내기를 연상케 합니다.

마당에 있는 잡초를 제거하고 삽과 괭이로 땅을 판 뒤, 갈퀴 등으로 평평하게 고릅니다.

그 다음 물을 잔뜩 뿌려 땅을 푹 적신 뒤, 다른 집 잔디를 한 묶음씩 솎아와

작은 포기를 만들어 심는 겁니다. 사방 15센티미터 정도로 빽빽이 심어 놓고

다시 물을 뿌립니다.


요즘은 우기라서 구름도 많고 비도 자주와 모종한 잔디가 뿌리 내리기에는 그만입니다,

이렇게 보름 정도 지나면 완전히 뿌리를 내리고 사방으로 퍼져 나가기 시작합니다.

6개월 후에는 마당 가득 잔디가 덮여 ‘금잔디’마당을 소유할 수 있게 됩니다.

잔디밭에 파라솔이나 바하이 쿠보(필리핀식 원두막)를 설치하면 금상첨화가 됩니다.

  

서양문화 영향 탓인지 집 안팎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피노이들인지라

마당 잔디 가꾸는 것도 지극정성입니다.

우리 마당 역시 150평정도 되는데 다 잔디가 깔려 있답니다.

맨발로 다녀도 될 만큼 감촉이 참 좋습니다.


농사꾼 자식인 내 입장에서는 잔디 확 뒤집어엎고 옥수수나 심었으면 좋으련만-

잔디 마당에 앉아 맑은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그 생각도 쏙 들어가 버립니다^^

잔디마당으로 놀러들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