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본 김에 제사 지내고-
이왕 넘어진 거 쉬어 간다고-
한참만에 한국에 들어 온 거 몇 가지 검진을 받기로 했습니다.
평소 오른쪽 아랫배에 불쾌감이 있어 종합병원서 엑스레이를 찍는데
팬티만 입고 가운을 걸치라는 것이었습니다.
탈의실서 옷을 벗고 마눌이 맘 먹고 사 준 메이커 팬티만 남긴 채
병원서 준 가운을 걸쳤습니다.
그리고 커다란 엑스레이 앞에 놓인 간이 침대에 누었습니다.
-숨 내쉬고 참으세요.
번쩍 하면서 사진이 찍힌 거 같았는데
내실에 있던 기사가 더 큰소리를 치는 겁니다.
-아저씨 팬티에 단추가 달렸잖아요.
-남자 팬티에 고추? 구멍 나 있고 거기에 단추 달려 있는 건
당연한 일 아닌가. 지놈도 그런 걸 입어 봤울 텐데. 하고 궁시렁 거리고 있는데
득달 같이 달려 나오는 겁니다.
-아저씨 금속 단추가 달려 있으면 미리 말씀해 주셔야지요.
마눌이 사주는 대로 입고 다니면 그만이지
그게 금속 단추인지 플라스틱 단추인지 그것까지 일일이 확인하고 입는
작자가 얼마나 된다고-
덕분에 팬티를 무릎 밑까지 내렸습니다.
그리고는 앞섶이 아슬아슬하게 벌어지는 가운을 걸치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간호사가 왔다갔다하면서 내 팔뚝에 이상한 주사까지 놨는데-
-아마 다 봤을 겁니다.
마눌은 딴데서 엉뚱한 짓 하지 못하게 단단한 금속 단추가 달린 팬티를 사줬나 본데-
그러면 뭐 합니까 무릎까지 내리면 다 ‘허당’인데-
암튼 고급팬티 입고 병원에 갔다가 ‘다 보여주고 말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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