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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이 점은 예쁜점

by 고향사람 2006. 7. 14.

 

  아기들의 피부를 볼 때, 대개는 "백옥 처럼 희다 "거나

"유리알 같이 맑다 "는 표현을 잘 쓴다.

뽀얀 엉덩이와 오동통한 볼따귀를 보면 누구나 그런 생각이 떠오를 만도 할 것이다.

더군다나 "벙긋 "하고 미소지어 줄 때면 그 모습에 반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강산이 역시 이 세상에 태어 낳을 때는 누구못지 않게 뽀얐다.

형광등 불빛에 비치는 피부색은 하얗다 못해 투명할 정도 였는데,

아내는 임신중에 흰우유를 많이 마셔서 그럴것 이라며

자신의 공을 내 세우는데 주저 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게 웬일. 녀석이 배내똥을 다 내 보냈을 무렵,
그러니까 세상에 나온지 1주일쯤 됐을까?

피부색이 검게 변하기 시작하지 않는가.

처음에는 황달기가 있어 그러려니 했지만 병 치료 후에도 여전하더니,

어느날부터는 보이지 않던 반점까지 나타나지 않는가.

 

오른쪽 무릎위에 5센티 크기의 남극모양의 반점이 생겼다 싶더니

곧 오른손목에도 동전크기의 점이 나타나 기운을 빠지게 한다.

그래도 다행인것은 허벅지 반점이 희미해 언뜻 보아선 남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것이다.
 

녀석이 서너살까지는 점에 대한 개념이 없어 우리 부부만 신경을 쓰고 있었는데,

너댓살이 되면서 부터는 점있는 손을 물어 뜯거나 감추는등 은근히 신경을 쓰는 눈치여서

대책을 강구한것이 " 강산이 점은 예쁜 점"이라는 유언비어를 만들어 퍼뜨리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에게는 없는 것이 너한테만 있다며 자부심(?)을 심어준 것이다.
이후-.
 "강산이 예쁜 점 어디있지" 하면 들고 있던 장난감까지 바닥에 내려놓으며

점이 있는 손목을 가르킨다. 그것도 예쁘다는 말때문에 열번 스므번 물어도 마다 하지 않고.
 "커서도 그럴까"
 

아내와 나는 눈을 마주치면서도 못내 찜찜한 표정을 감출 수가 없다.
더구나 사춘기 소년들이 심한 여드름때문에 자살을 했다는 신문기사라도 읽게 된 날은

예쁜 점 소리를 더 열심히 해댄다.
"강산이 점은 예쁜 점이지. 그렇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