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가 통하는 나라
'징벌자', '두테르테 해리', '필리핀의 트럼프'라 불리는 남자 두테르테는
각종 막말 논란을 비롯해 대대적인 범죄자 처형을 실행하며 세계적으로 논란을 몰고 다닌다.
그의 행적에 인권단체들의 반발도 크지만, 지난 7월에 조사된 필리핀 내 두테르테의 지지율은 91%나 됐다.
'필리핀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두테르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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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는 지난 5월 9일 치러진 필리핀 대선에서 승리해 6월 30일 대통령에 취임했다. 대선 전부터 취임 후 현재까지, 필리핀 국민들은 '두테르테 신드롬'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그를 지지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펄스아시아가 지난 7월 초 필리핀 국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두테르테의 지지율은 무려 91%나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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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두테르테는 필리핀 산베다대학 법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에 합격한 뒤, 1970년대 후반∼1980년 중반 다바오시 지방검사로 활약하며 강력 범죄 소탕에 나서기 시작했다. 그는 1988년 다바오 시장(市長)에 처음 당선된 후, 도중 하원의원 시절을 빼고 22년간 시장직을 맡으며 범죄가 만연했던 다바오 시를 필리핀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로 탈바꿈시켜 주목받았다.
두테르테의 정책
그는 취임 전부터 "6개월 안에 범죄·부패를 뿌리 뽑겠다"고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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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의 말말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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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가 통하는 나라' 필리핀
- [나라 정보]
- 필리핀은 어떤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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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은 한국의 1인당 GDP가 100달러 미만이던 당시 이미 1000달러에 달했다. 구리(세계 10위) 금(세계 9위) 사탕수수(아시아 1위) 생산국으로, 세계은행이 ‘미래의 성장 대국’으로 꼽았을 만큼 희망이 넘치는 국가였다. 하지만 2004년 필리핀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80달러로 40여년 전이나 거의 똑같았다. 대신 12%대의 실업과 극심한 가난으로 ‘아시아의 병자(病者)’라는 오명(汚名)을 얻었다. 같은 기간 세계 10위권의 경제·무역 대국으로 도약한 한국과 명운이 극명하게 엇갈린 셈이다.
필리핀이 이처럼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360년이 넘는 오랜 식민 지배와 뿌리 깊은 족벌주의 정치, 관료 부패, 국민의 애국심 부족 등을 지적한다. 이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은 ‘필리핀 우선주의(Filipino First)’로 상징되는 ‘경제적 국수주의’이다. 가령 필리핀에서 외국인의 토지 소유와 소매업 행위는 원천봉쇄되고 있다. 또 업종과 금액에 따라 외국인 지분 비율이 항목별로 엄격하게 규제되고 있다. 필리핀 헌법은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필리핀인에 의한 독립적인 민족 경제’(2조19항)를 표방하고 있다.
▶ 관련 기사 더보기: [특파원 칼럼] 필리핀이 추락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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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부패정치, 부패인식지수도 낮아
2012년 국제투명성기구 발표에 따르면 필리핀의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는 176개국 중 105위를 기록했다. 2011년 129위, 2010년 134위보다 개선됐으나 여전히 낮은 수준이었다. 세계은행에서 발표하는 국가 관리 지지수(WGI, Worldwide Governance Indicator)에서도 필리핀의 부정부패에 대한 통제수준은 22%로 매우 낮게 나타났다.
외국인 투자자들에게도 정책수립과 결정과정에서의 투명성 결여, 세관 통관, 법원의 판결 등이 필리핀의 뿌리 깊은 사회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여러 분야에서 자의적인 법률 해석 등으로 인한 불이익 등 필리핀의 만연한 부패문제는 투자자들에게 무역과 투자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애로사항으로 작용해왔다.
1965년 독재자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전 대통령(1989년 사망)은 20년간 장기 집권하며 당시 국가외채 규모와 맞먹는 100억 달러에 달하는 재산을 불법 축재했다. 이후 1986년 2월 시민혁명으로 대통령직에서 쫓겨났다. 조셉 에스트라다 대통령은 집권기간 각종 뇌물 스캔들에 여러 차례 연루됐으며, 탄핵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로 결국 2001년 대통령직을 사임했다. 뒤를 이은 아로요 대통령 또한 부정부패문제로 총 4차례 탄핵 발의가 이뤄졌으며, 2004년 대선 개표 부정혐의로 체포됐다. 이렇게 뿌리 깊은 정치부패가 관료사회 전체와 사회 전반으로 확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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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패, 사회 불안정, 저상장… 아시아 빈국으로
1945년 독립 이후 산업화를 이루며 아시아에서 일본 다음으로 촉망받는 국가였던 필리핀은 위와 같이 역대 정권의 부정부패와 이로 인한 사회 불안정, 저성장을 거듭하며 오늘날 부패국가 이미지를 가진 아시아의 빈국으로 전락했다. 노한상 코트라 마닐라무역관에 의하면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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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노한상 코트라 마닐라무역관 THE ASIAN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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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집권한 두테르테의 전임자인 베니그노 아키노 전 대통령은 부패 청산을 공약으로 내걸며 아로요 전 대통령의 부정부패 조사를 실시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취임 직후 부패척결을 최우선 국정과제로 추진하면서 진실위원회(Truth Commission)를 운영, 부정부패 척결과 혁신을 통한 성장을 지향했다.
2012년 말 실시된 SWS(Social Weather Station) 설문조사에서 현 행정부의 부패척결을 위한 노력에 대해 65%가 공감하며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고, 부패문제의 해결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만큼 관심이 집중되었다.
아키노 전 대통령은 국정 운영에서 경제 정책을 중점으로 두고 경제 살리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2016년 1분기, 필리핀은 중국(6.7%)보다 더 빠른 경제성장률 6.9%를 기록했으며 사상 처음으로 국가신용등급이 투자등급으로 상향조정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하지만 경제 급성장이 필리핀의 고질적인 마약과 범죄, 부패와 빈곤 등의 문제들을 해결해주지는 못했다.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가 선정한 국가별 부패인식지수 순위에서 필리핀은 조사대상 168개국에서 95위를 차지하는 등 하위권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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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은 두테르테가 표심을 얻을 수 있었던 핵심 요인은 범죄에 대한 그의 무자비한 추진력과 '범죄와의 전쟁'을 원하는 국민의 열망이 맞물린 데 있었다고 전했다. 필리핀 유권자 수백만 명이 두테르테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가 범죄에 점철된 국가를 청소하고 고질적인 부패를 근절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었다.
두테르테는 대통령이 되기 전, 22년 이상 다바오시의 시장으로 활동하며 국민에게 강렬한 인상을 줬다. 특히 범죄에 대한 무자비한 태도로 '징벌자', '두테르테 해리'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두테르테 해리는 미국 영화 '더티 해리(Dirty Harry)'에서 범죄자를 가차 없이 응징하는 주인공 더티 해리 형사의 이름을 변형해 붙인 별명이다.
두테르테는 지난 대선 유세에서 "내가 대통령궁에 가게 된다면 다바오 시장으로서 했던 일들을 똑같이 할 것"이며 "범죄자 10만 명을 사형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모든 범죄자를 마닐라 만에 빠뜨려 물고기를 살찌우겠다"며 "약물에 취한 사람은 누구든, 어떤 개XX(sons of bitches)든 죽일 것이며 더 이상의 인내심은 없다. 내게 중간지대는 없으며 당신이 나를 죽이거나 내가 당신을 죽이거나 둘 중 하나"라고 범죄자들에게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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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논란을 불러오고 있는 두테르테의 언행에 "이해가 간다", "속이 시원하다"는 반응과 '부패한 필리핀 사회에서는 필요악(惡)의 리더'라는 의견도 많다. 그러나 세계가 우려의 눈길로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필리핀의 대통령·세계의 수장 중 한 명으로서 앞으로 그의 행보가 더욱 궁금해진다.
-조선일보 기사를 퍼온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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