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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

점은 빼고 정은 더하고

by 고향사람 2012. 1. 29.

내 얼굴에는 점이 많이 나 있습니다.

점100이(점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말입니다.

하지만 나이 탓인지 익숙해짐 때문인지 신경쓰지 않고 살아 왔습니다.

 

필리핀에서 살면서 더 무던해져 검은 점이나 점점 검어지는 피부나

그게 그거려니 했는데-

마운틴 뷰 칼리지 한인촌에 사는 전직 간호사가 점100이 내 얼굴을 보곤

눈에 영 거슬렸나 봅니다.

 

이미 동네 한인분들 점을 빼주고 피노이 헬퍼들의 점까지 말끔하게

빼준 뒤라 더 그랬나 봅니다.

점박이 내 얼굴을 보자마자 점을 빼주겠다며 장비?를 들이 댑니다.

장비래야 스틱형 아로마 향과 촛불 성냥이 전부였습니다.

 

아로마 스틱향에 불을 붙이고 그걸로 점을 지져대는-

엉겹결에 얼굴에 있는 점 스무개가 공격을 받았고 그 위에는 테이프 약이

붙여 졌습니다. 3일간은 씻지도 말라는 협박과 함께 말입니다.

간호사 말에는 순종?을 잘하는 터라(바지를 내리라고 해도-주사실서^^)

이틀째 개기름 넘치는 얼굴로 지내고 있습니다.

 

이런 내 모습을 본 아우-

사무실 질 떨어진다고 출근도 말려 이틀째 억지 휴가중입니다.

점은 빼고 정은 붙이는 게 좋은 일이건만!!!

 

점백(박)이

점100이에서

20개의 점을 빼 이젠 점80이 돼 버린 나.

상처만 아물면 우리 동네 아줌마들이 나를 보는 눈이 확 달라 질 겁니다.

 

-와우. 이런 게 사는 맛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