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면이 바다인 한국에 비해 사면? 아니 나라 전체를
바다가 둘러 싸고 있는 섬나라 필리핀은 어류가 풍부하고 그 종류 또한 다양합니다.
덕분에 다양한 해산물을 값싸게 즐길 수가 있는데- 아쉽게도 실상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해산물을 유통 보관하는데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 이 나라에서는 해산물 요리가 튀기거나 구어 먹는 게 대부분이라
우리나라 처럼 생선회를 즐겨 먹는 이들은 보기가 힘듭니다.
따라서 필리핀서 좀 살다보면 그리운 한국 음식 중 하나가 생선회가 됩니다.
바닷가에서도 횟집을 찾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궁하면 통하는 게 세상 일이고-
‘하면 된다’는 의지의 한국인은 어디서나 적응이 빠릅니다.
마닐라의 경우 한국인이 운영하는 횟집이 있어 굳이 적응하려고 애쓰지 않아도 되지만
내 사는 민다나오에서 사시미를 먹으려면 나름대로 애를 써야 합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새벽이나 오후에 시간 맞춰 어시장을 찾는 겁니다.
그건 고깃배에서 받아 온 어류를 시장으로 실어 오는 차가 도착하는 때입니다.
이 때 들어 온 물고기는 신선해서 회를 떠 먹을 수가 있습니다.
참치의 경우가 가장 좋습니다.
한국 식당서 김과 참기름, 초고추장에 양파와 마늘을 사다 놓고
미리 주문한 참치회를 받아 와 사무실서 먹는 재미는 외국 생활중 가장
호사스럽다는 생각을 가질 만큼 행복한 시간이랍니다.
술 좋아하는 이들은 한국 쐬주 한 잔 곁들이면 행복수치가 배가 되고 말입니다.
민다나오 까가얀데오로에 있는 고군시장에서는 1천 페소(2만5천원 정도)만 주면
대여섯명이 실컷 먹고도 남을 양의 참치회를 떠 올 수가 있습니다.
여기에다 참치 대가리를 같이 사와 프라이팬에 왕소금 솔솔 뿌려 구어 먹으면-
집나간 마눌이 돌아 온 대도 나눠먹고 싶지 않을 만큼 진미가 난답니다.
어제 냉장고에 넣어 둔 참치회를 꺼내 먹을 시간인데-
같이 드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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