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사용치 않는 콘돔 있으세요???
그럼 여기로 좀 보내 주세요. 긴이 쓸 곳이 많으니까요.
한국은 오곡백과가 무르익는 요즘이 바로 수확 철입니다.
필리핀은 1년 열두달이 다 여름인 까닭에 굳이 수확철을 따로 두지 않습니다.
물론 과일이나 옥수수 등 수확하는 기간이 다르긴 하지만
한쪽에서 모내기를 하고 그 옆에서 벼를 베는 모습을 보면 딱히
수확의 계절을 언급할 일은 없습니다.
그런데 요즘 우리 현장에는 때 아닌 수확철을 맞고 있습니다.
현장에서 노다지가 쏟아져 나온 것도 아닌데 뭔 수확철이냐고 묻는 이도 있겠지만
사실은 직원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이 달에 아이들을 몰아서 낳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 가정들은 평균 대여섯명 이상의 자녀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우리 직원들 역시 별다르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아직도 생산중?이라는 게
아우와 나를 질리게 합니다.
이달 들어서만도 운전기사 보봉 현장감독 마키보이가 딸과 아들을 낳았고
바로 전달에는 놀랜도가 사내아이를 낳았습니다.
여기에다 대기중인 이들도 장난이 아닙니다. 직원들이 애를 낳을 때마다
휴가주고 축하금(전혀 축하할 마음은 없어도^^ ) 주고 하다보니
이건 애 낳는 경쟁이 붙은 꼴입니다.
생각다 못해 내가 쓰다 남은 질 좋은 콘돔을 나눠 줬습니다.
제발 그만 낳고 있는 애들이나 잘 키우라고 말입니다.
‘이거 질 좋은 한국산이니까 깨끗이 세척해서 서너번씩 재 사용하라고-’
말은 그렇게 했는데 혹여 구멍이라도 나 애가 생기면-
잘못하다가는 애 양육비까지 다 대 주게 생겼습니다.
그래서 부탁합니다.
혹시 남는 콘돔 좀 있으면 여기로 보내 달라고 말입니다.
내것도 포함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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