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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울 엄마야 임마'

by 고향사람 2007. 11. 17.

 

타국 생활이 길어지면 심신(心身)이 곤해지는 것은 당근.

알마니 엄마도 이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차,

주변 사람의 권유로 알마니와 함께 운동을 하러 다니면서 많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


근처 헬쓰 클럽에 등록하고

사이클도 타고 달리기와 들어 올리기 등등을 열심히 하다보면

그 순간 만큼은 세상 걱정이 다 잊어 진다는 게 알마니 엄마의 변(辨).

그런데 호사다마(好事多魔-좋은 일 뒤에는 마가 끼인다는 뜻)라고

누군가가 알마니 엄마에 눈독을 들이고

열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키도 작고 체구는 더 작아

전형적인 동양여자로 생각한 한 호주 남자가 그 주인공.

이 남자는 알마니 엄마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가

은근 슬쩍 접근해 이말 저말 물어 보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빠른 영어에 적응이 덜 된 알마니 엄마가

‘홧- 홧-’ 소리만 연발하니

제 딴엔 답답했는지 영어가 좀 되는 알마니에게 도움을 청했던 것.


‘저 여자 괜찮아 보여 말 친구라도 하고 싶은데 네가 좀 도와줄래’

이 말을 들은 알마니 혼자서 ‘낄낄’ 거리고 웃다가

걸쭉한 대답을 해 주었는데-

'짜-샤. 저 아줌마는 내 엄마야 임마. 언감생심 어딜 넘봐’

물론 한국말로 엿좀 먹이고는

영어로는 이렇게 말했다나 어쨌다나.


‘저 아줌마는 생긴 건 괜찮은데 성질이 더러워서 사귈 여자가 못된다고’


이 날 이 후.

뭔가 아쉬운 듯 먼발치서만 알마니 엄마를 쳐다보는

잘난 호주남자의 눈빛을 보면 영 안쓰러워 죽겠다는 것이

알마니의 이야기.


이런 사실을 뒤 늦게 안 알마니 엄마.

아마 그 속 마음은 이랬지 않았을까.

‘넌 효자도 아니다 임마. 그런 남자라면 당장 소개시켜 줬어야지,ㅋㅋㅋ

 

(알마니는 필리핀서 대학 다니는 아들놈이랍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