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발치(拔齒)는 내가 먼저-

고향사람 2016. 6. 25. 09:49


올해도 한국 의료진을 초청해 피노이들을 위한 의료봉사를 펼쳤습니다.

치과와 한방진료팀이 왔는데-

이중 치과 진료는 내가 제일 먼저 받았습니다.


피노이들 진료시간에 앞서 시범을 보인 건데

마침 한국에서 치료 받던 어금니 충치가 심해져 발치(뽑아냄) 해야 한다기에

더 이상 생각할 것 없이 뽑아 냈습니다.


수십명의 피노이들이 지켜 보는 가운데 이를 뽑자니

아프단 소리도 할 수 없고

더군다나 일반 의자에 앉아 고개를 뒤로 젖힌 채 이를 뽑으니

불편하기가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속으론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드는거 아닌가 싶기도 하고

이러다 넘 아파 소리라도 지르게 되면

필리핀 직원들 앞에서 체신도 떨어질 것 같고

암튼 한 동안 온갖 잡념이 다 들었습니다.


다행이 능숙한 의료진 덕분에 잘 발치를 했지만

그 뻐근함이 아직도 입안 가득합니다.

나의 용기에 이날 발치를 한 피노이들이 백명이 넘었고

침 과 뜸을 맞은 피노이도 엄청 많았습니다.


사랑은 주는 기쁨이 크다는데-

봉사 역시 마찬가지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