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돈 내 놓으라는 소리 - 메리 크리스마스

고향사람 2015. 12. 22. 11:37

 

요즘 빌리지 정문을 지나다 보면 유독 큰소리가 들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바로 이 소리입니다.

 

크리스마스는 필리핀에서 가장 큰 명절입니다.

오죽하면 9월부터 캐롤을 틀어 놓을 정도니 말입니다.

이 크리스마스 덕분에 골탕을 먹는 이들은 바로 외국인입니다.

이 때 손 벌리는 피노이들이 많이 늘기 때문입니다.

 

 

달리던 차가 사거리 신호등 앞에서 정차하면 금세 나타나

캐롤송 몇 초 부르곤 손 내미는 아이들이나

빌리지 정문에서 근무하는 가드가

주민을 향해 메리 크리스마스 하고 목청을 높이는 이유는 똑 같습니다.

모두가 돈을 달라는 겁니다.

 

말인 즉 도네이션이라는데-

누구를 위한 기부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덕분에 요즘은 메리 크리스마스 소리만 들려도 신경이 쓰입니다.

-이번은 어디서 돈 달라고 손 내밀지 몰라섭니다^^

 

크리스마스 때면

교통경찰은 운전사를 상대로 돈을 긁어 모으고

공무원은 시민들을 상대로 짜 모으고

성당이나 교회는 예수 팔아 모으고 -

 

덕분에 요즘 자주 듣게 되는 메리 크리스마스 소리가

즐겁게만 들리지 않습니다.

-돈 내 놓으라는 억지 소리로 들릴 때가 많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