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람 2014. 6. 14. 08:57

 

시인 김 영 랑님은 그의 시 <모란이 피기까지는>에서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나의 봄을 기다리고 있을 테요.

모란이 뚝뚝 떨어져 버린 날,

나는 비로소 봄을 여읜 설움에 잠길 테요.

 

라고 했습니다.

난 엄니가 만들어 놓은 화단에서

백합을 보면서 그 마음을 읽게 됐습니다.

 

 

-오월 어느 날, 그 하루 무덥던 날,

떨어져 누운 꽃잎마저 시들어 버리고는

천지에 모란은 자취도 없어지고,

뻗쳐 오르던 내 보람 서운케 무너졌느니,

모란이 지고 말면 그뿐, 내 한 해는 다 가고 말아,

삼백 예순 날 하냥 섭섭해 우옵내다-

 

울 엄니도 김영랑 시인의 마음을 잘 이해하실것 같습니다.

백합이 시들어 가는 모습을 보면 더 그럴것입니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리고 있을 테요, 찬란한 슬픔의 봄을-

 

팔순이 넘은 울 엄니

앞으로 몇번이나 백합과 장미 국화가 피고 지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

꽃을 보며 활짝 웃는 엄니를 보면서

내 마음 한 켠에는 찬란한 슬픔의 봄이 자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