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람 2013. 12. 26. 20:04

필리핀서 지내다가 한국의 고향집에 오면

이런저런 할 일이 참 많습니다.

이중에 빼 놓을 수 없는 일이 바로 장롱속의 옷 관리입니다.

몇 개월 혹은 1년 가까이 입지 않던 겨울옷이 특별 관리대상입니다.

 

겨울옷과 양복을 꺼내 마당에서 바람과 햇볕에 말린 뒤

다시 장롱속에 걸어 놓지만-

이 때마다 속상한 일이 벌어 집니다.

평소 아껴입던 옷에 좀 구멍이 숭숭 뚫린 것이 눈에 띄기 때문입니다.

 

꼭 비싼 양복, 그것도 앞 섶에 구멍을 내 놓는 좀벌레.

옷 주머니 마다 좀약을 넣어 놓고

장롱 구석구석마다 숯도 놓아 두었지만 좀벌레는 여전합니다.

좀 벌레의 횡포 때문에 이젠 값비싼 양복은 입을 수 있는게 몇 벌 없습니다.

값싼 화학섬유로 된 옷은 수년간 햇볕 한 번 안 쪼였어도 멀쩡하고 말입니다.

 

이번에 한국에 들어 와서도 좀 벌레에 먹힌? 스웨터와

면으로 된 옷을 수없이 내다 버렸습니다.

 

좀 벌레를 박멸할 좋은 방법이 있다면

이 웬수?들을 당장 처치해 버리겠건만-

이번에도 좀약 몇 알씩 장롱에 집어 넣는 것으로 끝냈습니다.

아마 내년 여름 쯤이면 또 피해를 당한 옷가지가 수두룩 할 겁니다.

 

필리핀서 머무는 날이 많으니-

이젠 이런 피해는 당연한 일이 됐지 싶어 지기도 합니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