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 옷만 벗기는데-
어젯밤입니다.
까가얀데오로 시내에서 회식이 있어 아우와 함께 참석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모처럼 마사지를 받기로 했습니다.
요즘 날씨도 많이 시원해진 터라 길거리 마사지로 말입니다.
까가얀데오로 중심지인 디비소리아 근처에
우후죽순 처럼 널려 있던 길거리 마사지사들을 도시정비 차원에서
한쪽으로 몰아 놓고 영업을 하게 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막상 가보지는 않은 터라 아우가 안내하는 그곳으로 가 봤습니다.
그랬더니 디비소리아 맨 아래, 그러니까 강가쪽의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에
길거리 마사지사들이 몰려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도 장애우였습니다.
몇 번 와 봤었다는 아우인지라 낯익은 마사지사를 소개해줘
그 사람 앞에 앉았는데-
팔 다리를 주물러 주는 가 싶었는데 갑자기 윗옷을 벗으라는 겁니다.
대개는 옷 위로 마사지를 해 주던가
아니면 어깨까지 옷을 올린 뒤 마사지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마사지사는 무조건 옷을 벗으라며 자기가 시범?까지 보이는 겁니다.
말하고 듣는데 약간의 장애가 있는 마사지사인지라-
더 이상 시비하기도 곤란해 시키는대로 윗옷을 벗었습니다.
그러자 주변 사람들이 일제히 내 몸뚱아리로 눈을 돌리는 것 같았습니다.
왜 안그렇겠습니까.
외국인라고는 달랑 나와 아우 뿐인데-
더군다나 아우는 저쪽 구석에서 따로 마사지를 받는 중이었고
나만 한 가운데에 있었으니 눈총이 더 따가웠습니다.
뽀얀 속살을 드러낸채 주변을 둘러보니 윗통을 벗은 사람은 나 뿐이었습니다.
순간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고 말았습니다.
왜 나만 벗기는겨-
주변에 있던 피노이 아줌니들의 노골적인 시선을 받아 가며 마사지를 받자니
이게 영 불편하기만 했습니다.
내 속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마사지사는 내 젖가슴을 떡 주무르듯 하지
게다가는 허리춤에 손을 넣고 엉덩이 위까지 꾹꾹 지압하는데-
-이거 성희롱 당하는 거 아닌지 몰라 했었으니까 말입니다.
우리 엄니-
‘자고로 사내는 함부로 옷 벗는게 아니어’ 하시던 말씀이 생각나 혼났습니다.
그류. 엄니 말씀이 맞구먼유. 내 다시는 거리 마사지 받으러 나오지 않을꺼구먼유.
어제 밤 이 후
길거리 마사지 받을 생각이 싹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러게 왜 나만 벗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