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사람 2013. 9. 9. 18:14

큰 보따리로도 부족했지

 

꾸리고

넣고

싸고

 

여행 전날까지

수없이 반복되던 손길들

 

길 떠나는 날-

 

누가 챙겨 넣었는지

고행이 짐 속 가득하다

 

가슴 떨리던 희망은

다리 떨림으로 바뀌었고

손꼽아 기다리던 출발은

어느새 돌아 갈 숫자를 세고 있다

 

여행

고행

 

묘한 것은 고행한 여행이

긴 추억으로 남는 다는 것

 

필리핀 촌구석을 다녀 오면

이런 생각이 짙어진다

심연(深淵)의

고요 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