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짱 좋은 헬퍼 제인
앞글에서 가끔씩 언급이 됐던 헬퍼 ‘제인’이야기입니다.
제인은 언니 조이와 함께 까가얀데오로 집에서 헬퍼를 하고 있는 아가씨입니다.
언니인 조이는 매사가 조심스럽고 순종적인 반면
제인은 ‘할 소리’ ‘할 것’ 다하고 사는 당찬 헬퍼입니다.
가령 자기가 먹고 싶은 과일을 사다 놓으면
나와 아우들이 배터지게 먹고도 남을 만큼 껍질을 까 놓습니다.
당연히 접시에는 먹다 남은 과일이 잔뜩 있게 됩니다.
그럼 그걸 맛있게 먹는-
쇼핑몰에 가서 이것저것 용품들을 사 계산하다 보면
내가 고르지 않은 물건들이 한두가지씩 꼭 나옵니다.
-이건 우리 것 아닌데.
하고 계산원에게 말하려다 보면 옆에서 배시시 웃는 제인 얼굴이 보입니다.
어제는 헬퍼들을 데리고 영화 구경을 갔는데-
표를 사고 보니 1시간이나 여유가 있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아우는 머리를 깎기로 했고
다른 아우는 컴퓨터 매장을 둘러 보겠다며 흩어졌는데-
제인이 갈 곳이 없나 봅니다.
워낙 산골에서 살기만 한 터라 도시 울럼증이 있는지
혼자서는 돌아 다니려 하지 않습니다. 제인이 말입니다.
할수없이 제인과 내가 짝?이 돼 버렸습니다.
굳이 살 것도 볼 것도 없어 커피나 한 잔 마시고 있으려다가
백화점을 가 보기로 했습니다. 웬도우 쇼핑을 한 겁니다.
그런데 제인이 보이는 물건마다 한 번씩 만져보고
이어 가격표를 보며 제풀에 놀라곤 합니다.
하기사 이제 스무살 아가씨인데 갖고 싶은 것이 얼마나 많겠습니까.
그런 생각이 들자 셔츠나 한 장 사주지 싶어 맘에 드는 걸 고르라 했습니다.
영화시간 다 되도록 이것저것 만지작 거리더니 노란색 셔츠를 집어 들었습니다.
가격표를 보면서 괜찮겠냐고 묻는데-
억지로 웃으면 좋다고 대답했습니다.
속으론 -지지배 비싼 것도 집었네-했지만 말입니다^^
그런데 계산대 쪽으로 가다말고 뭔가를 또 하나 집어 듭니다.
핸드폰 고리였습니다.
-보스. 이거 하나만 더 사면 안돼요.
워낙 작은 거라서 비싸면 얼마나 비쌀까 싶은 마음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전체 식구 영화 티켓보다 더 비쌌습니다.
배짱 좋은 헬퍼 제인-
그래도 그가 밉지 않은 것은 늘 맑고 밝은 모습 때문입니다.
그 언니 조이 역시 가끔 속상할 일도 있을 텐데-
열 번을 불러도 ‘예스 보스’하며 웃고 나오는게 참 보기 좋습니다.
동생 처럼 ‘배짱’이 없는 것도 좋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