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필리핀 의사 청진기는 MRI & X-ray와 동급??

고향사람 2012. 10. 30. 09:09

며칠 째 좀 무리한다 싶게 운동을 열심히 하던 울 아우.

그러더니 일요일 아침에 잠자리서 일어나질 못하는 겁니다.

-세상이 빙글빙글 돈다면서 말입니다.

 

술 좋아하는 사람 같았으면 과음했냐고 묻겠지만

전날 밤에는 나와 같이 늦게까지 베드민턴에 볼링까지 치고 온 터라

의아해서 재차 물었습니다.

-증세가 어떠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너무 어지러워서 앉아 있을 수 조차 없다는 겁니다.

이미 한국에서도 한 차례 그런 증세가 있어 MRI 까지 찍어 봤었다며 말입니다.

이 소리를 들으니 은근히 겁이 났습니다.

필리핀에 와서 큰 병이라도 생긴 것 아닌지 걱정이 돼서입니다.

 

이튿날 출근하기가 무섭게 병원에 가 보게 했습니다.

한 참을 기다려도 오지 않아 은근히 걱정이 됐습니다.

전화를 해 볼까 할 참에 아우 차가 들어오는 것이 보였습니다.

 

진료 결과가 어떠냐고 묻자 아우 역시 가보나 마나였다는 표정이 역력합니다.

-글쎄유. 머리 뒤끝이 묵직하다 했더니 뒷목에 청진기를 대보더니

별 이상이 없대유. 한국에서는 엑스레이랑 엠알아이를 찍어도 증세를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말유.

 

이 말을 듣고 보니 마닐라 집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났습니다.

집에서 일하던 헬퍼가 가슴부위에 통증이 있다 해서 병원에 보냈더니

한 참 뒤 처방전 한 장을 내게 보여 주며 펑펑 우는 겁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아 전자사전을 찾아보면서 꼼꼼히 읽어 봤더니

심장 판막에 이상이 있는 것 같다는 검진 결과였습니다.

 

엑스레이 찍어 봤냐니까 청진기로 검사를 했다는 겁니다.

청진기로 심장 판막증까지 진단해 내는 그 놀라운 솜씨?에 감탄을 했습니다.

우선 처방전에 쓰여 있는 약을 사다 주고 며칠 지났는데

헬퍼가 별 말이 없어 일부러 물어 봤습니다.

통증이 어떻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아픈게 다 나았다며 생글거립니다.

 

이 후 지금까지 아무 이상 없이 일 잘하고 있습니다.

아우역시 알약 1주일치 받아 왔는데-

먹는둥 마는둥 하더니 시간이 지나자 어지럼 증세가 없어 졌다는 겁니다.

시간이 약이었던 셈인데-

 

그래도 의사 소견을 무시할 수 없어 난 아우를 보면 심각하게??? 물어 봅니다.

-어지런운 건 좀 어떠냐. 청진기 한 번 더 대봐야 하는 거 아니니

하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