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위의 십자가는 망자의 표식
필리핀서 차를 타고 가다 보면 간혹
도로 위에나 갓길에 놓여 있는 미니 십자가를 보게 됩니다.
이 모습을 보면 마음이 섬뜩해집니다.
교통사고로 숨진 이가 있었다는 표식이기 때문입니다.
피노이들은 도로상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하면
그 자리에 십자가를 만들어 놓고 꽃을 놓아 둡니다.
사고 첫날은 아예 도로 한 차선을 차지한 십자가와 꽃, 깡통불(야간 표시용)을
보게 됩니다.
이로 인한 트래픽이 심해도 누구하나 불평하지 않습니다.
망자의 마지막 흔적이라선지 선뜻 치우라고 요구하지 않나 봅니다.
하루 정도 지나면 이 십자가와 꽃은 갓 길로 옮겨지고 2-3일 혹은
일주일 이상 그 자리를 지킵니다.
이런 풍습을 알기에-
차를 타고 가다가 길 위에 놓여 있는 십자가를 보게 되면
기분이 묘해 집니다.
-어떤 이가 어떤 사고로 유명을 달리 했을까 싶어서입니다.
필리핀은 크고 작은 교통사고가 많습니다.
특히 오토바이나 트라이시클 사고가 빈번합니다.
비 내리는 날이나 밤에는 더 많은 사고가 발생하는데
대부분 라이트나 반사경이 없는 오토바이를 탄 이들이
뒤 따르던 차량에 의해 추돌을 당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어이없는 사고로 망자가 발생하면 그 자리에
미니 십자가가 놓여 지고 행인들을 이 표식을 보면서
사고가 있었음을 짐작하게 됩니다.
내가 자주 다니는 몇몇 곳에서는 1년에도 몇 번씩 길 위에 놓여 있는
십자가를 보게 됩니다.
사고가 빈번한 곳이지만 아무런 대책도 못 세우는 필리핀 당국-
그래서 허무하게 이승을 떠난 망자들이 더 안타깝기만 합니다.
한국인들-
필리핀서 교통사고를 더 조심해야 할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오늘도 안전운전 안전보행을 한 번 더 외쳐 봅니다.
우리의 무사함을 위해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