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넥타이는‘세탁기’에, 팬티는 손빨래하세요

고향사람 2012. 10. 7. 15:58

오늘은 따끈한 정보?? 하나 올립니다.

앞으로 ‘넥타이는 세탁기로 빨고, 팬티는 손으로 세탁’하세요.

이게 무슨 ‘자다가 봉창 뚫는 소리’냐구요.

우리 집 헬퍼 때문에 생겨난 말이니까 책임은 질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일입니다.

급히 양복을 입고 외출해야 할 일이 생겨 넥타이를 찾는데,

도무지 눈에 띠질 않는 겁니다.

옷장 문에 항상 걸려 있던 넥타이중 유독 새것들만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아무리 찾아도 안보여 마눌을 불렀습니다.

‘내 넥타이 어디다 치웠느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마누라도 눈만 멀뚱거리며 자기가 ‘넥타이 찰 일이 뭐 있겠냐’며

입을 삐쭉 내밉니다.

정말 환장 할 일이었습니다.

시간은 자꾸 지나고, 그 때 바지런 떨어 대던 새로온 헬퍼가 떠 올랐습니다.

당장 뛰어 내려가서 물었습니다.

내 방에서 넥타이 치웠느냐고 말입니다.

 

그러자 이 헬퍼 배시시 웃으며 말합니다.

‘아침에 세탁기에 돌려서 잘 말려 놓았다’고 말입니다.

잠시 뒤 헬퍼가 들고 온 넥타이는 보기에도 안타까웠습니다.

얼마 전 에스엠 매장서 거금 주고 사온 실크 넥타이가

불과 두 달도 되지 않아 ‘파파 할아버지’가 돼 있었습니다.

쭈굴쭈글한 외모가 그랬습니다.

 

새로 온 헬퍼가 요즘 심할 정도로 바지런을 떤다 싶었더니 어느 새,

옷장에 있는 넥타이 까지 가져다가 다 빨아 버린 것입니다.

그것도 세제 팍팍 풀어 세탁기에 넣고 돌려 버렸으니-

실크 넥타이가 단숨에 늙어 버린 겁니다.

 

마누라는 ‘그게 얼마짜린데 세탁기에 넣고 돌렸느냐’며 난리였고,

뒤 늦게 사정을 알게 된 아들놈은 ‘이 다음엔 울 아빠 양복도 세탁기에 넣고 돌리라’며

헬퍼에게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우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더 황당한 사건은 이튿날에도 계속이 됐습니다.

이번에는 전 날 벗어 놓은 내 사각팬티를 헬퍼가

손빨래질 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마 마누라가 잔소리 몇마디 하자

이젠 내 옷은 무조건 손빨래로 하는 줄 알았나 봅니다.

 

암튼 요즘 우리 집에서는

‘넥타이는 세탁기에- 팬티는 손으로’

이거 유행어가 돼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