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소낙비 한 방에 물난리 치렀네요
고향사람
2012. 5. 5. 17:08
지난 3월말부터 필리핀 마닐라 퀘존 집에 머물고 있는데
그동안 비다운 비를 보지 못하다가 오늘에서야 엄청난 소나기를 만났습니다.
지금 시절이 아무리 건기라고는 하지만 한 달 가까이 비가 오지 않아
내심 비를 기다렸었는데 삼일 전부터 간간이 빗낱이 던지는 것 갔더니
어제는 작심한 듯 뿌려 댔습니다. 천둥 번개까지 요란하게 말입니다.
비바람까지 심해 열린 창문을 닫으며 비설거지를 하고 있는데
헬퍼가 허겁지겁 달려 왔습니다.
3층에서 물이 새 계단을 타고 내려온다는 겁니다.
급히 쫒아가 봤더니 옥상 지붕에서 흘러내린 물이 천장으로 들어 가
새어 나오는지 엄청난 양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계단에 놓아두었던 운동화며 구두, 축구화는 빨래물에 담가 놓은 것 처럼
다 젖어 버렸고 누런 물은 2층 복도에 잔뜩 고여 있었습니다.
물론 그 순간에도 물은 줄줄 흘러 내렸고 말입니다.
비가 너무 들이쳐서 그런 건지-
근래 없던 현상이라 어찌 손을 써야할지 몰라
우선 양동이로 천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게 했습니다.
비를 기다리긴 했지만-
한 번에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내리니 우리 집 지붕이 감당을 못했나 봅니다.
날이 맑아지면 지붕에 올라가 원인을 알아 볼 참이지만,
소나기에 속절없이 당하고 보니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는 말이 생각났습니다.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는 말입니다.
비 좀 왔으면 했던 내 기도발?이 너무 쎗던건 아닌지-
좀 전까지 젖은 구두 물기 닦아내며 두런거렸습니다.
필리핀 비는 내리는 것도 무식?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고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