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페소 & 원

고향사람 2012. 3. 17. 22:29

외국에서 살다보면 환율에 민감하게 됩니다.

어느 나라에 살든 자국의 돈 가치는 높고 상대국의 것은 낮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쓸 돈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1달러에 1000원 할 때와 1500원일 경우라면

후자는 달러 당 500원을 더 줘야 합니다. 그만큼 더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우리 돈 가치가 올라가면 적은 돈으로 더 많은 달러를 손에 쥘 수가 있는 겁니다.

필리핀에 살다보니 페소화 가치에 주목이 갑니다.

 

이 나라서 오래 산 사람들 중에는 1페소에 18원(2012년 3월 15일 현재 26.17원)

할 때가 있었다며 그 때가 천국?이었다고 회상합니다.

같은 원화로 손에 쥘 수 있는 페소가 그만큼 많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런 때가 다시 오면 얼마나 좋을까?

필리핀서 사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상상해 봄 직한 일입니다.

 

그런데 근래들어 그런 조짐이 쬐꼼 보입니다.

세계적인 유가의 흐름 때문입니다.

최근 고공행진을 하는 유가는 한국이나 필리핀 모두 같습니다.

하지만 유가 상승에도 불구 한국 원화 취약성은 미미 할 것이라는데 반해

필리핀 페소는 그렇지 않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세계적인 은행인 HSBC는 원유 수요 증가로

유가가 단기간에 급등하면 아시아 국가들의 경제와 물가 등에

부작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유가가 급등하더라도 아시아에 미치는 악영향은

국가별로 큰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은 원유를 전량 수입하고 있으나 무역수지 흑자 규모가 크고

외화보유액도 많아 유가 상승에 따른 원화의 취약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반면 원유 수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필리핀의 충격은

매우 심각할 것이라고 HSBC가 경고했습니다.

 

원유 관련 적자가 전체 무역적자의 60%를 차지하는 필리핀은

유가 상승 시 무역적자가 급증하면서 페소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기 때문입니다.

이런 분석이 현실화 될 졍우 페소와 원화의 가치는 크게 벌어지게 될 겁니다.

 

그렇다면 다시 꿈의 환율인 페소당 18원대가 되는 것 아닌지-

은근히 기대해 봅니다.

이렇게 되면 이 나라서 비싼 집세며 전기세가 덜 아까울 것 같아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