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필리핀 ‘짭새’ 어이가 없네요!!!

고향사람 2012. 3. 2. 11:31

세상 사는데는 두어달도 긴가요??

민다나오 촌에서 일하다 마닐라에 있는 마눌 집으로 휴가?를 왔습니다.

두어달 만입니다.

 

마침 외사촌 아우가 따가이따이로 이사를 하는 바람에 그 집에 들렀다가

일요일 새벽 일찍 퀘존 집으로 오는 길이었습니다.

하이웨이도 한적했고 c-5길도 텅텅 비어 달리기 좋았습니다.

오늘 만 같으면 차 운전하는데 최고라는 생각을 하면서

커먼웰스 길을 달리는데 많은 경찰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일요일 아침부터 뭔 일인가 싶어 하며 유턴 코스를 찾는데

경찰이 내 차를 세우는 겁니다. 설마하며 속도를 줄였더니

정말 내 차를 잡는 것이었습니다.

창문을 열며 뭔 일이냐고 물었더니 내가 속도위반을 했다는 겁니다.

 

이런 제길- 수없이 마닐라 길을 달려 봤지만 속도위반이라며

차를 세우는 경찰은 처음 보았습니다 (마닐라 시내에서는 속도위반을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매일 트래픽이 심하거든요^^ )

그래서 물었습니다. 무슨 근거로 속도위반 운운하냐고 말입니다.

그랬더니 한 쪽을 가르키며 하는 말이 ‘스피드 건’에 위반속도가 나왔다는 겁니다.

 

유턴 코스로 들어 갈 참이어서 속도가 별로 없었는데 속도위반이라고 해서

도대체 내 차 속도가 얼마였냐고 물었더니 69킬로미터였다는 겁니다.

내가 단속된 커먼웰스 도로는 12차선이나 있는 이 나라서 제일 큰 도로인데

거기 제한 속도가 60킬로미터라는 겁니다. 정말 이날 처음 알았습니다.

 

여기 도로가 60킬로미터면 다른 도로는 시속 6킬로여야 할 만큼

이곳 도로는 정비가 잘 돼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도 여기 최고 속도가 60킬로라는 겁니다.

어이가 없어 물었습니다. 그럼 얼마짜리 딱지를 끊을 거냐고 말입니다.

대답도 간단합니다 쪽지를 주는데 거기에 1260페소가 적혀 있었습니다.

 

웬만한 헬퍼 일주일치 급료가 넘는 금액입니다.

교통위반이래야 제한 속도 조금 넘은 것인데 벌금은 엄청났습니다.

몰라서 그랬으니 한 번 봐 달라 했더니 안 된답니다.

그럼 좀 디스카운트 해 달랬더니 역시 고개를 흔듭니다.

은행에 가서 내야 한다고 하기에 난 금방 이곳을 떠날 사람이니

현금으로 받아라 했더니 그것도 안 된답니다.

 

‘그려 너 같이 정직한 경찰만 있음 이 나라 금세 부자되겠다’며

딱지를 받아 왔습니다. 모처럼 집에 와서 기분 좋게 있다가

생각지 못했던 벌금을 물게되니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융통성 없는, 게다가 일요일 아침 함정단속을 하는 그들의 행태가 어이없어

더 그랬습니다.

로마에 가서는 로마법을 따르는 것이 마땅하지만

이건 일요일 아침부터 단체로 나서 억지 단속을 하는 것 같아 불쾌하기도 했고,

또 그 넓은 도로 제한 속도가 60킬로미터라는 사실이 황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려 내 잘 돈 낼테니 잘 먹고 잘 살아라’

지금도 난 이 소릴 해대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