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이야기

오늘 밤에는 꼭 각방??? 쓰세요

고향사람 2011. 4. 20. 10:12

오늘 밤 주무실 때는 그냥??? 주무세요-꼭요!!!

 

왜냐면 오늘이 바로 곡우(穀雨)이기 때문이랍니다.

곡우날 밤에 부부관계를 가지게 되면 토신(土神)이 질투를 해서

그해 농사를 지어도 다 쭉정이만 나와 폐농이 될 수 있어서랍니다.

 

4월20일인 오늘은 바로 '봄비가 내려 곡식을 기름지게 한다'는 곡우(穀雨)입니다.

24절기 중 여섯 번째 절기이자 봄의 마지막 절기인 곡우는

청명(淸明)과 입하(立夏)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 찾아 옵니다.

 

곡우 즈음으로는 과수 가지치기를 비롯해 농가에서는 볍씨를 담그는 등

한 해 농사가 본격적으로 시작 된다는 거-

농사꾼이면 다 아는 사실입니다.

 

반면에 요즘은 과학이라는 이름아래 각종 세시풍속이 사라지고 있어 아쉬움을 크게 합니다.

옛날 농부님들은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니를 솔가지로 덮어 두었습니다.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부정한 것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고

그 위를 건너게 하여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였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게 했습니다.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입니다.

더 나아가 경북 지역에서는 곡우 날 밤에는 부부가 함께 자지 않았다고 합니다.

혹여 부정한 기운이 볍씨에 영향을 끼칠까봐서입니다.

그만큼 정성을 드렸다는 이야기입니다.

 

'곡우에 모든 곡물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 자가 마른다' 는 속담까지 있는 것을 보면

이날이 얼마나 귀중한 날인지를 알게 합니다.

 

필리핀에 있는 저도 오늘 밤은 꼭 그냥 잘랍니다.

손이라도 잡고 자고 싶지만 그러다가 무식한 마눌이 늦둥이라도 하나 보자고 달려들면-

나야 ‘에헤라 디야’하고 춤춰주면 그만이나

한국 땅에 흉년이 들면 어쩌나 싶어서입니다.

 

오늘 밤 나만 억울???한 일 생기지 않도록

님들도 꼭 각 방 쓰는 거 잊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