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10페소라면야 뜨거운 게 낫지!!!
필리핀 민다나오 제2도시인 까가얀데오르에서 안쪽 깊숙이 들어오면
말라이발라이와 발렌시아라는 소읍이 나옵니다.
까가얀에서 승용차로 세 시간 정도 걸리는 곳입니다.
이틀에 한 번 꼴로 까가얀을 오가다 보니 차 안에서 머무는 시간이 참 많습니다.
긴 시간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중간 중간에서 찐 계란도 사 먹고
과자나 사탕 등 입정거리도 자주 들고 다니지만 몇 번 먹다보면
역시 지루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최근 중간 거리 지점에서 줄지어 있는 옥수수 깐띤(노점상)을 발견했습니다.
전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는데 그 허술한 집들에서 파는 것이
바로 단맛 찐한 옥수수였습니다.
처음에는 맛이나 보자며 샀는데-
그 맛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속살이 얼마나 연하고 부드러운지-
단 맛 또한 설탕에 버무린 것 처럼 이었습니다.
강원도 옥시시들이 형님하고 달려들 정도로 말입니다.
덕분에 요즘은 오전 오후로 그곳을 지나면서 꼭 옥수수를 사는 게 버릇이 됐습니다.
찐것은 개당 10페소
날것은 개당 10페소
값이 모두 10페소 였습니다.
맛이 너무 좋아 생옥수수를 한 봉지씩 사서 날랐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찐옥수수나 생옥수수나 가격이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찐옥수수를 사기 시작한 것입니다.
가스 값도 줄일 겸 해서 말입니다^^
요즘 새로운 입정 거리가 생겨 이 먼 길이 결코 지루하지가 않습니다.
1년 열두달 언제나 햇 옥수수를 먹을 수 있는 길-
그리고 어느새 내 단골?이 돼 버린 옥수수 파는 피노이 아줌마.
덕분에 요즘 외출은 콧바람 쐬러 나가는 것 만큼이나 색달라졌답니다.
사는 거 뭐 별거 있나요. 작은 재미서 큰 맛을 찾아 가는 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