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와다시노 캉코꾸징데스

고향사람 2009. 12. 31. 13:14

와다시노 캉코꾸징데스-

어제께는 이 말이 하고 싶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나는 한국인입니다’

뭐 이 말 하기가 어려울 것도 없고, 아니 당연히 그래야만 하는데도

내 입으로 그 말을 꺼내기가 참 남사스러웠습니다.


어제 필리핀으로 돌아가기 위해 인천공항에서 출국 수속을 마치고

몇 가지 물건을 구입하고자 면세점을 기웃거리는데-

나를 본 점원들은 하나같이 일본어로 인사를 해 오는 겁니다.

‘곤 니찌와. 고레아 기무치데스’

-안녕하세요. 이것은 김치입니다


내 모습 어디를 보고 일본사람이라고 단정을 해 대고 자연스럽게 일본말을 해 오는지-

대략난감해서 혼났습니다.

그런데 이런 일이 한 두 번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난 번 출국 때도 똑 같은 경험을 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아시아나 항공을 이용했는데

옆 두 자리에 일본사람이 앉아 있는 겁니다.

-이거 정말 전생에 내가 일본 사람이었던 게 맞는지-

아무튼 요즘 은근히 신경이 쓰여 집니다.


일본 사람의 가장 큰 특징은 진한 눈썹인데

-내 눈썹은 있는 둥 마는 둥하고

일본 사람은 한국인 보다 키가 작은 편인데

-나는 그들보다 키가 더 큰 편이고


헌데 왜 나를 일본사람으로 확신을 해 대는지-

앞으로는 일본말 좀 확실히 배워 나쁜짓? 하게 될 때는

정말 일본인 흉내를 내야 할 것 같습니다.


-어디서 나를 만나게 되거든 제발 일본말로 아는 체 좀 안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