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이야기

보약을 먹었는데- 반응이 상체???로만 가는 거랍니다

고향사람 2009. 9. 14. 07:21

한국에 나갔던 아우가 필리핀으로 들어오면서 보약을 지어왔습니다.

더운 나라에서 몇 년간 살다보니 기가 다 빠진 것 같다고

푸념 아닌 푸념을 해 대던 것을 제수씨까지 들었나 봅니다.


그런데 여행 가방을 풀자 보약이 두 박스나 들어 있는 겁니다.

‘그려 너나 보약 실컷 먹고 벽에 똥칠 할 때까지 살어라. 잉-’

은근히 부아가 나서 한 마디하고 있는데-

녀석이 박스 하나를 슬며시 내 앞으로 밀어 놓는 겁니다.


‘뭐여 네 보약을 나눠 먹자고???’

그랬더니 아우가 실금실금 웃으며 하는 말이-

‘암만혀도 그렇지. 형 앞에서 동생이 보약이나 마시고 있음 되겄어-.

마눌이 형것까정 지었응께 같이 마시자구‘


‘아이구- 울 제수씨 맘씨도 좋지’

암튼 이날 이후 아침 저녁으로 정성을 다해 보약을 마시고 있습니다.

마실 때마다 아래쪽이 뻐근해 지는 것 같은 기분이 들어

이게 ‘회춘’하는 징조?지 하는 기대 만땅으로 열심을 더했습니다.

이 더운 나라에서 보약을 먹을 때 마다 뜨끈뜨끈하게 데워서 마셨으니까 말입니다.


근데 아우는 며칠이 지나자 오줌발 소리가 달라질 정도로 효험이 나타나는 것 같은데

나는 어찌 아랫도리 쪽이 힘이 몰리는 게 아니라 정신이 더 맑아지고

이뿐 여자가 지나가도 강아지 쳐다보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래서 아우에게 물어 봤습니다.


‘야- 보약을 먹으면 아침마다 심?이 넘쳐나야 하는 거 아니냐. 근디 이상하다야.

아랫도리가 뜨끈해지는 게 아니라 가슴쪽이 뜨신한게-‘

그러자 아우가 낄낄 거리며 웃습니다.

‘형아 것은 심 좋아지는 거 하곤 관계없는 약여-. 형수랑 떨어져 살면서 아랫도리에

심이 넘쳐 딴짓하면 그 땐 내가 형수한테 맞아 죽지. 그려서 다 조처를 혔응께 그냥 마시기나 혀‘


그제서야 해답이 나왔습니다.

보약 먹은 놈이 이쁜 여자를 봐도 강아지 본듯 아무 징조?나타나지 않았던 이유를 말입니다.

‘이거- 나머지 보약을 다 먹어 말어-’

요즘 보약 먹으면서 목하 고민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