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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듀오스 이야기

중국인 묘지를 찾아 가는 이유???

by 고향사람 2009. 11. 14.

어느 여고교실에 걸려 있는 급훈중에

‘공부 열심히 해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부안하고 공장가서 미싱틀래’

라는 교훈이 있었다고 합니다.

유행통신???이니까 정말인지는 알 수 없지만,

아이들에게는 가히 충격적인 교훈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영향을 받아서인지 한 때는 새로 에듀오스 패밀리가 된 이들을

제일 먼저 데려간 곳이 마닐라 근교에 있는 중국인 묘지였습니다.


말이 묘지지 그 규모나 화려함이 필리핀 어느 부자 동네의

대형 빌리지 보다 더 나은 곳이기도 합니다.

차를 타고 대충 둘러 보는데도 30분은 족히 걸리는 그런 규모입니다.


중국인 묘지 안에는 대형교회와 사원, 그리고 회사와 아파트를 닮은

묘지들이 즐비합니다. 그 묘실 안에는 밥을 지어 먹을 수 있는 씽크대와

냉장고가 있고 심지어는 우체통 에어컨이 설치돼 있기도 합니다.


대리석 외벽과 바닥, 금장으로 치장한 내실은 살아 있는 자들의

부귀영화를 보다 한 술 더 뜨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어떤 망자는 생전에 과일과 꽃을 좋아 했는지 무덤 앞에 싱싱한 과일과

꽃이 년 중 놓여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화려한 무덤 뒤에는 관만 덩그러니 놓여있는

초라한 무덤들도 있습니다.

또 관도 마련할 수 없어 대형벽을 이용해 겨우 납골상자 하나 들어 갈 수 있는

칸막이를 만들어 놓고 묘실로 사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죽어서도 빈익빈 부익부(貧益貧 富益富)가 나타나는 곳이 바로 중국인 묘지인 셈입니다.


처음 필리핀에 온 패밀리들에게 물었습니다.

‘너 공부 열심히 해서 늙어 죽어서도 이렇게 화려한 묘실에 들어갈래,

아님 공부도 못하고 취직도 못해 가난하게 살다가 저런 초라한 무덤의 주인공처럼 될래’


새 패밀리들 대부분은 표정이 심각해 집니다.

그들의 마음속에 새로운 각오가 세워졌다는 표정이길 바라면서

나 역시 오죽하면 교실에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틀래’라는

급훈을 써 놓고 아이들의 경각심을 울렸을까하는 담임의 심정을 알것도 같아 집니다.


정말 우리 인생은 공부가 전부는 아니라고 할지 몰라도,

취직하거나 인간 대접 받는 데 척도가 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또 죽어서까지 대접을 받을 만큼 성공하기 위해서는 정말 열심히 살아야만 합니다.


필리핀에 그냥 놀러 온 것이 아닌 이상,

입에서 단내 나도록 열심히 공부해야 합니다.

그 바램이 성취되고, 그 마음에 결심이 서라고 아이들을 데리고

중국인 묘지부터 찾았던 것입니다.


아이들 마음속에 ‘대학가서 미팅할래, 공장가서 미싱틀래’라는 속뜻이

충분히 전달이 됐으면 싶어집니다.